음악예능이 이제는 진부하다고 하지만, 이런 음악예능이라면 대환영이다. tvN ‘노래의 탄생‘이 음악에 보다 진지하게 접근하면서도 보는 재미 역시 놓치지 않는 프로그램으로 주목받고 있다.
'노래의 탄생'은 대한민국 최정상 프로듀서들의 45분 프로듀싱 대결을 보여주는 뮤직 프로듀싱 배틀쇼. 첫 방송 이후 '음악예능계의 '냉부해(냉장고를 부탁해)'라 불리기도 했다. 원곡의 편곡을 놓고 두 팀이 나뉘어 대결구도를 펼친다는 것과 재료를 이용해 전혀 다른 음악(요리)을 만드는 과정이 실제로 비슷한 부분이 있다. 같은 재료더라도 전혀 다르게 새롭게 태어나는 음악과 요리가 보는 이를 놀라게 하고 감탄하게 만드는 것은 공통된다.
'냉부해'와 차별화되는 특별한 점은, 재료 그 자체에 감동이 있다는 것이다. 그간 최현석 셰프, 동물원 김창기, 가수 겸 방송인 이상민 등이 원곡자로 출연했는데 저마다 노래에 얽힌 사연과 인생을 들려줬다.
26일 방송의 원곡자는 배우 박준면이었다. 박준면은 직접 피아노 연주를 하며 노래를 불렀는데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무대에서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박준면은 "왜 눈물을 흘렸나"란 질문에 "살면서 제가 이렇게 포커스를 받아 본 적이 별로 없었다"라고 대답했다. 뮤지컬이 끝나고 집으로 터덜터덜 걸어가면서 가사를 생각했다고.
또 그는 "제가 존경하는 뮤지션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려니 잠을 잘 못잤다. 벅차다고 말해야 할 것 같다”라고 전하며 스스로 받은 뭉클한 감동을 숨기지 못했다.
연출을 맡은 권성욱 PD는 "방송을 보고 원곡자로 출연하고 싶다는 요청이 꽤 많다. 방송을 보며 꼭 한번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먼저 요청을 하는 경우들이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 중에는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이나 톱스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앞으로 등장할 원곡자 중에서도 보는 이를 깜짝 놀라게 할 만한 연예인이 있다.
그 만큼 프로그램의 음악에 대한 접근이 보는 이의 눈과 귀를 열어주고 있는 것이다. 음악을 잘 아는 사람과 음악을 그저 좋아하는 사람, 그리고 음악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까지도 모두 고르게 볼 수 있는 방송이다.
지난 방송에서부터는 음악을 만드는 '과정' 그 자체에 좀 더 무게를 둬 보여줬다. 보통 예능적 재미만 인식한다면 부가적인 과정은 생략하고 결과물만 '짜잔'하고 보여주는 데 중점을 둘 테지만, '노래의 탄생'은 제목 그대로 노래가 탄생되는 그 과정에 집중하고 있다.
권 PD는 "과정에 집중하자 뮤지션들의 캐릭터들이 더 잘 보이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뮤지션들이 작업하며 서로 의견이 대치되거나 합이 맞아가는 부분들이 생생하게 포착된다. 전문적인 뮤지션들의 대화는 보는 이에게 생경한 재미를 안긴다. 이런 작업 과정은 방송, 여타 음악 예능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부분들이다. 실제로 프로듀서들의 작업 과정, 그리고 노래가 탄생되는 과정의 생생한 리얼감은 이 프로그램의 큰 관전 포인트다.
매주 수요일 오후 11시 전파를 탄다. / nyc@osen.co.kr
[사진] '노래의 탄생' 포스터, 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