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의 ‘닥터 스트레인지’는 비주얼과 캐스팅 면에서 흠잡을 데가 없지만 분명 아쉬운 면도 존재한다. 바로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함께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레이첼 맥아담스의 역할과 분량이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남부러울 것 없던 천재 외과 의사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 분)가 불의의 사고로 손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면서 절망에 빠진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손을 치료하기 위해서 네팔로 떠나고 그곳에서 에인션트 원(틸다 스윈튼 분)을 만나 세상을 구원할 힘을 갖게 되면서 히어로로 거듭나게 된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제작 전부터 화려한 캐스팅으로 주목을 받았다. 닥터 스트레인지 역으로 캐스팅된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물론 틸다 스윈튼과 악역인 매즈 미켈슨까지 말 그대로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했다. 연기력과 사랑스러움까지 갖춘 레이첼 맥아담스까지 합류하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오만하고 건방지며 재능 있는 의사로 닥터 스트레인지의 적역임을 보여줬다.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출세작 ‘셜록’에서의 모습과는 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닥터 스트레인지의 탄생을 그리는 만큼 뻔한 스토리 전개 안에서도 본인의 매력을 보여줬다.
비주얼과 베네딕트 컴버배치에 집중한 탓일까. 크리스틴 팔머 역의 레이첼 맥아담스는 가진 명성과 연기력에 비해서 ‘닥터 스트레인지’에서 비중이나 캐릭터가 너무 아쉽다. 단순히 분량의 문제가 아니라 ‘닥터 스트레인지’가 나락에 빠지고 영웅으로 거듭나는 데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양념 역할에 그친다.
그렇다고 하여 ‘아이언맨’ 시리즈에 등장하는 페퍼 포츠(기네스 팰트로 분)처럼 존재감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크리스틴 팔머는 미모만 ‘열일’을 하는 주인공의 여자친구로 남았다. 이후에 마블 히어로들이 총출동하는 ‘인피니티 워’에서 페퍼 포츠는 무리 없이 등장할 수 있지만 과연 크리스틴 팔머가 등장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레이첼 맥아담스는 마블의 첫 여성 히어로인 캡틴 마블 역할을 맡겨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배우다. 그렇게 뛰어난 재능과 매력을 가진 배우가 마블 솔로 무비에서 이렇게 사라져 버린다는 것은 정말 아쉬운 일이다. /pps2014@osen.co.kr
[사진] '닥터 스트레인지'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