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이 기로에 놓였다. 고정 멤버였던 개리가 하차하고, 7년간 방송된 까닭에 뭘 해도 새롭지 않은 한계에 봉착했다. 제작진은 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이미 안방극장은 ‘런닝맨’ 멤버들과 게스트들이 속고 속이며 대결을 벌이는 구성에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졌다.
‘런닝맨’은 2010년 7월 첫 방송된 장수 예능프로그램. 중화권에서 큰 인기를 누리는 대표적인 한류 예능이다. 다만 7년간 방송되다보니 제작진과 출연진이 변화를 시도해도 웬만해서는 새롭게 느껴지지 않는 장수 예능의 공통적인 고민이 시작됐다. 대중적인 인기가 높다기보다는 고정 마니아 혹은 게스트 팬덤만을 위한 방송이 됐다는 아쉬움도 있다.
유재석을 비롯한 지석진, 김종국, 하하, 송지효, 개리, 이광수 등 고정 멤버들이 가진 예능 캐릭터가 협력 혹은 갈등을 벌이면서 반전의 재미를 안기는 구성. 매회 출연하는 게스트들이 가진 매력이나 그가 펼쳐놓는 예상 밖의 돌발 행동이 프로그램의 재미를 상당 부분 차지할 수밖에 없다. 아무래도 이름표를 떼는 방식 등으로 대립각을 세워 경쟁을 하는 구조 속에 흥미를 자극하는 구성이라 아무리 변화를 시도해도 신선도가 떨어지고 별 차이가 없어보일 수밖에 없는 걸림돌이 존재한다.
최근 2~3년 사이 ‘런닝맨’에 대한 국내 인기가 떨어진 것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여전히 중국에서는 큰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국내 시청자들에게 ‘런닝맨’은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을 제치고 선택할 만한 매력이 강하게 다가오지 않는 것. 여기에 개리가 오는 31일 진행되는 녹화를 끝으로 하차를 결정하면서 시청자들이 고정 멤버 변화에 민감한 리얼 예능프로그램인 ‘런닝맨’에도 균열이 생겼다. 개리와 다른 멤버들, 특히 유재석과 송지효와 만들어가는 조합이 상당했기에 그의 부재가 이 프로그램에 또 다른 고민을 안기게 된 것. 새로운 예능 조합을 찾아야 하고, 개리가 송지효와 만들었던 ‘월요 커플’ 상황극의 빈자리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일요일 오후 시간대는 지상파 3사가 사활을 걸고 프로그램을 만드는 격전지다. 동시간대 꼴찌에 헤매는 ‘런닝맨’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장수 예능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모두의 우려와 아쉬운 시선대로 하락세를 멈추지 못하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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