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무중력 체험을 앞두고 방송인 유재석은 그랬다. 출세를 했다며, ‘무한도전’이 아니면 어디서 이런 경험을 하겠냐고. 그리고 정준하는 실제 무중력을 경험한 후 눈물이 났다고 벅찬 감정을 털어놨다. 이 프로그램이 첫 발을 디뎠던 11년 전, 안방극장은 감히 상상이나 했을까. 11년 후 국민 예능프로그램으로서 우주 훈련을 받는 멤버들의 모습을 말이다.
지난 29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러시아 가가린 우주센터에 입성한 멤버들이 무중력 훈련 비행기를 타는 모습이 담겼다. 국내에서 거꾸로 매달려 음식을 먹거나, 풍선을 이용해 공중 부양을 했던 멤버들은 장엄한 분위기가 감도는 우주 센터에서 비행사들과 함께 무중력을 체험했다. 자신의 몸무게의 2배를 느끼게 되는 무중력 훈련, 극한 체험은 아니었다. 다소 속이 메스꺼웠지만 멤버들은 무중력 속 둥둥 떠다니는 신묘한 경험을 한 후 모두 즐거워 했다.
간단한 신체검사를 받은 후 무중력을 경험하기 전,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긴장과 설렘이 감돌았지만 멤버들 모두 쉽게 경험 못할 일을 앞두고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카메라가 흔들릴 정도로 둥둥 떠다니는 멤버들의 모습은 예능프로그램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신기한 도전의 결과물이었기에 눈길을 끌었다. 이날 정준하는 “내 몸이 뜨는 경험을 잊을 수가 없다”라면서 “눈물이 나고 감동이었다”라고 감격했다.
‘무한도전’의 우주 특집은 이 프로그램 제작진이 오래 전부터 기획한 특집이었다. 민간 우주 비행선 개발이 끝나면 그 비행선을 탑승하는 도전이었는데 허가가 늦어지면서 무기한 연기됐다. 이 가운데 제작진은 무중력 훈련을 받는 중간 과정을 택했다. 막연히 우주 훈련을 받는다는 사실만으로도 극한 도전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도 있었던 상황. 김태호 PD의 예고대로 즐거운 훈련이었고, 쉽게 경험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기에 멤버들 역시 신기해 하며 즐거움 가득한 표정이었다. 그리고 예고에는 멤버들이 무중력 상태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이 담기며 일주일 후 방송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실제 지구밖을 떠나는 우주 특집은 아니었다. 어떻게 보면 기대에 비해 다소 싱겁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소기의 성과가 있는 특집이었다. 무한한 도전을 한다는 이 프로그램이 지난 11년간 지켜온 가치대로 우주 훈련을 받는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큰 의미가 있는 도전이었기 때문. 11년 전 황소와 힘씨름을 하고 기차와 달리기를 하던 그때부터 지금까지 무모한 도전을 해왔던 ‘무한도전’이기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는 우주 훈련이었다. 쫄쫄이 바지를 입고 무한도전을 처음 외쳤을 때, 그때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우주 훈련 도전이 실제로 이뤄졌다는 것만으로도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걸어온 이 프로그램의 도전 정신과 잘 맞아떨어졌다. / jmpyo@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