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 이 남자.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 때보다 더 짠하다. 다른 남자에게 아내를 유혹해 달라고 했다가 나중에 아내에게 그렇게 매달렸는데,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에서는 그 보다 훨씬 짠하다.
JTBC 금토드라마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극본 이남규 김효신 이예림, 연출 김석윤 임현욱)에서 이선균은 아내 수연(송지효 분)에게 남자가 생겼다고 확신하고 속앓이를 하다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익명의 댓글러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도현우 역을 맡았는데 첫 방송부터 짠내가 그렇게 났다.
코믹한 모습도 있긴 한데 이토록 짠할 수가 없다. 첫 방송에서는 수연이 의문의 남자에게 “함부로 호텔을 예약했습니다. 보고 싶습니다”라는 문자를 받은 걸 확인하고는 멘붕에 빠져 주식 갤러리에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라는 글을 올리는가 하면 결혼 영상을 보고 눈물을 쏟아내는 등 짠한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28일 방송된 2회분에서 이선균은 짠함의 절정을 보여주는 듯했다. 이제 2회분인데 너무 짠해 시청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할 정도였다. 수연이 바람을 피우는 건지 아직 확실치는 않은데 현우가 마음고생 하는 모습이 참 안타깝다.
현우는 수연이 다른 남자와 결혼하는 악몽까지 꿨는데 수연이 평소처럼 자신을 대하는 수연을 보고 괴로워했고 아내가 새 구두를 신고 나가는 걸 보고 불안해했다. 아내의 밀회까지 이틀이 남은 가운데 현우는 오로지 수연이 진짜 바람을 폈냐 아니냐만 생각했다.
완전히 넋이 나가있었다. 그리고는 주식갤러리에 올린 아내 불륜 관련 글에 수많은 댓글이 달린 걸 봤지만 딱히 명쾌한 댓글이 없었다. 아내의 밀회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거기다 새 프로그램이 아내의 불륜에 관한 것이라니. 현우는 예민해질 대로 예민해졌고 “남한테 상처 주는 게 불륜이냐. 불륜은 범죄야. 네가 해도 불륜, 내가 해도 불륜이다”라고 했다.
극도로 불안해진 현우는 페이스북에 가입해 아내 페이스북에 들어가 보기도 하고 아내에게 문자를 보낸 마이클의 페이스북도 찾으려고 했지만 찾아내지 못했다. 거기다 준영(이상엽 분)이 수연이 카페에서 의문의 남자를 만났다면서 사진을 찍어 현우에게 보냈는데, 준영에게 사진을 받고 현우는 그야말로 멘붕 그 자체였다.
끝내 현우는 절친인 준영(이상엽 분)에게 수연이 바람을 핀다고 털어놓았고 준영의 제안으로 흥신소까지 가서 아내의 통화목록을 달라고 했다. 현우의 불안이 계속됐고 결혼기념일에 대화로 풀자고 결심, 집에 갔지만 수연은 아들의 친구 생일파티에 가서 자고 온다고 얘기했고 현우는 크게 절망했다. 흥신소에서 통화목록을 받아봤지만 삭제하고 더욱 괴로워했다.
현우는 마지막에 술에 취해 인형 뽑기 기계에 화풀이 하다 자신을 말리러 나온 사장에게 자신이 인형 뽑기 기계에 많은 돈을 투자했다면서 “사장님이 나한테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니냐.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라고 소리쳤다.
현우의 괴로움은 고스란히 시청자들에게 전달됐다. 아내가 바람피우는 것 같지만 확인하기에는 두려운 그 감정이 그대로 전달된 것. 이는 이선균의 리얼한 연기 덕분. 그의 연기는 현우의 처지를 더욱 현실감 있게 만들어줬고 시청자들은 현우의 상황에 더욱 몰입해 보고, 현우에게 감정이입해 볼 수 있었다.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것 같은 모습부터 때론 갑자기 분노하다, 때론 수연과 잘 지내보려고 마음을 먹고 환하게 미소 짓는 것까지 롤러코스터 같은 현우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 현우가 더 짠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