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것만 고집할 수도 있는 '걸그룹' 이었지만 여배우로서 내려놓을 땐 내려놓을 줄 아는, '여배우' 권유리였다.
권유리는 지난 29일 오후 방송된 SBS 드라마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에'(이하 '고호의 별밤')'에서 고호라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그려내며 보는 이들의 몰입도를 더했다.
특히나 트림을 하는 모습이라던지, 매운 짬뽕을 먹으며 땀을 뻘뻘 흘리는 코믹한 모습도 망설임없이 그려내 눈길을 끌었다.
이날 고호는 강태호(김영광 분)과의 사이에서 묘한 기류를 형성했다. 자신을 향한 강태호의 마음에 헷갈려하면서도 강태호의 남성미 넘치는 모습에 '심쿵'하기도.
전 남자친구인 황지훈(이지훈 분)과도 쉽사리 관계를 끊어내질 못했다. 고호는 지훈을 계속해서 밀어냈지만 지훈은 포기할 줄 몰랐고, 고호를 끌어안으며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마음을 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두 남자 사이에 놓인 고호의 달콤한 로맨스를 제외하고서라도 '고호의 별밤'은 고호를 연기하는 권유리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었다.
고호는 박진우(김지훈 분)를 따라 테마파크를 찾았고 고호에게 관심을 표하던 박진우는 계속해서 고호와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했다.
하지만 고호는 박진우에게 촌철살인을 하고 말았다. 밥을 먹다가 자신 앞에서 트림을 하던 박진우에게 "그간 소개팅 했던 여자들이 과장님을 깐거다. 왜? 과장님이 별로니까"라고 말해 박진우에게 충격을 안겼다.
이후 박진우가 풀이 죽어있자 고호는 직접 박진우 앞에서 콜라를 마신 뒤 '꺼억' 트림을 해보였다. 그리고는 "제가 트림하니까 별로죠?"라고 말해보였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박진우, 강태호, 그리고 오정민(신재하 분)과 함께 저녁을 먹게 된 고호는 치열한 기 싸움을 펼치던 세 남자와의 저녁 자리에 힘들어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자신을 찾아와 훈계를 하려는 듯한 자신의 오빠에게 독설을 쏘아붙였다.
이 모든 것들을 떨쳐버리고 싶었던 고호는 매운 짬뽕을 먹으러 향했고 가장 매운 단계에 도전, "나 자신과 싸우고 싶을 때"라는 말과 함께 진땀을 뻘뻘 흘리는 고호의 모습이 보는 이들을 폭소케 했다.
권유리는 소녀시대 멤버이기도 하다. 배우이기 이전에 걸그룹 멤버이기도 한 유리는 트림 등 망가지는 모습을 망설일 법도 했다. 이미지가 그 누구보다 중요한 걸그룹 멤버이기 때문.
하지만 '고호의 별밤'에서 유리는 소녀시대 유리가 아닌, 배우 권유리로 대중을 만나고 있다. 그렇기에 권유리는 배우로서의 자세로 '고호의 별밤'을 대하고 있으며 이는 곧장 안방극장의 호평으로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 trio88@osen.co.kr
[사진] '고호의 별밤'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