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는 러시아 가가린 우주센터에 입성한 멤버들이 무중력 훈련 비행기를 타는 모습이 담겨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특집은 영화 '그래비티'를 다시금 환기시키며 시청자들의 우주 체험에 대한 꿈과 환상을 높였다. '그래비티'를 필두로 현실과 우주, 그리고 만화와 꿈의 영역을 넘나들며 짜릿한 시각적 혁명을 보여준 영화들을 짚어봤다.
-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1968)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우주에 대한 광대한 서사시로 영상혁명, 비주얼 쇼크를 거론할 때 항상 제일 먼저 손에 꼽히는 작품 중 하나다. AI를 다룬 최초의 영화로 인류에 대한 심오한 질문을 던진다. 인류가 달에 착륙하기 1년 전에 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특수효과로 우주의 영상을 사실적이면서도 생생하게 표현했다. 철학과 우주, 그리고 영화의 만남. 크리스토퍼 놀란의 '인터스텔라'는 '스페이스 오디세이 2001'의 오마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매트릭스 (1999)
릴리 워쇼스키-라나 워쇼스키 감독들의 대표작인 '매트릭스'는 1999년 개봉 이후 전 세계적으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키며 SF 영화 장르의 혁명을 일으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60도 회전 기법, 슬로우 모션 기법을 활용한 '불릿 타임(bullet time)'으로 촬영된 장면, 동서양의 무술을 총망라한 디지털 액션 등은 영화 촬영 기법에 대대적인 혁신이라 불리며 이후 수많은 패러디, 오마주를 낳았다. 마블의 '닥터스트레인지'가 2016년 '매트릭스'라고 불리기도 한다.
- 아바타(2009)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만든 '아바타'는 실사촬영과 CG가 결합된 3D 영화로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이다. 2154년을 배경으로, 지구로부터 4.4광년 떨어진 행성 판도라에서 행성을 파괴하려는 지구인과 이에 맞서 판도라를 지키려는 원주민 나비(Na’vi)족과의 갈등, 전쟁, 그리고 그 안에서 피어나는 사랑을 그렸다. 총제작비는 2,900억 원으로 영화사에 신기록을 썼다. 이모션 캡처 기술, 가상 카메라 등을 통해 CG 캐릭터의 다른 차원을 보여줬다. 아날로그 감성과 혁신적 신기술의 결합.
- 300(2006)
잭 스나이더 감독이 연출한 '300'은 BC 480년, 크세르크세스 왕이 이끄는 페르시아 100만 대군이 그리스를 침공하자 스파르타의 왕 레오니다스가 300명의 스파르타 용사들을 이끌고 이 100만 대군과 맞서는 무모하지만 도전적인 싸움을 벌이는 이야기를 그린, 아드레날린 넘치는 영화다. 실제역사를 판타지로 바꾸며 프랭크 밀러 동명 그래픽 노블의 독창적인 시각화와 영상화에 성공했다. 스타일리시한 영상 혁명이라 불렸다.
- 인셉션(2010)
현대 영상 혁명을 이끌고 있는 크리스토퍼 놀란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 그가 연출한 '다크나이트'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초반 오프닝을 포함한 20여분을 극영화로는 세계최초로 IMAX 카메라로 담았다는 점이었는데, '인셉션'은 꿈과 현실의 경계를 허문 대표적인 작품이다. 도시를 수직으로 접어올리는 비주얼이나 무중력 전투 장면 등을 통한 새로운 세계의 창조는 단순히 영상의 영역을 넘어 스토리의 혁명이라고 불렸다.
- 그래비티(2013)
관객에게 관람이 아닌 체험을 선사한 영화.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보여주는 우주는 외계인도 우주전쟁도 없지만,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진짜' 재난의 공간이다. 지구로부터 600km, 소리도 산소도 없는 우주에서의 생존을 위한 싸움. 허블 우주망원경을 수리하기 위해 우주를 탐사하던 스톤 박사가 폭파된 인공위성의 잔해와 부딪히면서 그곳에 홀로 남겨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영화가 아닌 과학을 보는 듯 관객들을 새로운 SF의 세계로 이끌었다. 거대한 우주를 두 눈에 담기 위한 아이맥스 관람은 필수였다.
[사진] 각 영화 스틸,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