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유력한 대선 후보들을 전면에 내세운, 숨겨진 거대 세력들의 피튀기는 암투를 다룬 tvN 금토드라마 '더케이투'가 의외의 포인트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최순실 사태'의 영향이 크다.
'더케이투'는 차기 대통령직을 두고 여론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쇼'를 하는 장세준(조성하 분)의 모습이 수시로 그려진다. 강력한 대선 후보라는 설정이지만, 정작 그는 '장기말'에 불과하다. JB그룹의 맏딸이자, 그의 아내인 최유진이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지휘하고 있는 설정. 그는 대한민국 공권력도 건드리지 못하는 경호업체 JSS를 수족으로 다루고, 모든 정보들을 통제하는 슈퍼 컴퓨터를 보유하고 있다.
또 다른 대선후보 박관수는 이보다는 차라리 낫다. 다만, 틈만 나면 비리를 일삼고, JB그룹의 회장인 최성원(이정진)의 손을 잡고 경쟁 후보 장세준을 무너뜨리려는 행위는 피차일반이다.
앞서 두 세력은 상대방의 약점을 잡아내기 위해 덫을 설치하는 것은 기본이요, 상대의 목숨을 사고로 위장해 앗아가려는 끔찍한 살해 시도도 비일비재하게 이뤄졌다.
'더케이투'는 드라마 '추노'의 곽정환 PD가 연출을 맡아 액션을 위주로 만들어진 드라마다. 여기에 안방극장 시청자가 혹할 만한 로맨스 꾸러미가 중반 이후 가득 풀어지면서 고안나-김제하(지창욱)의 사랑, 김제하를 묘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최유진 등의 캐릭터 심리에 후반부 초점이 차츰 모아지고 있는 상황.
확실한 뒷심이 필요하다. 실제로 대한민국에 벌어지고 있는 작금의 현실은 지금의 '더케이투'가 보여주는 것보다 훨씬 스펙터클하고 흥미롭고, 분노를 유발한다. 모두가 충분히 예측 가능한 정·재계 인물들의 은밀한 개입이나 무력적 충돌을 훌쩍 뛰어넘어, 온 우주의 기운을 다 모아도 상상 못했던 기막힌 외부 세력들의 개입 정황을 비롯한 시트콤 뺨치는 '떡밥'들이 우수수 쏟아지고 있기 때문.
이제는 단 4회가 남은 '더케이투'의 경쟁 상대는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TV보다 버라이어티하게, 그것도 매일 새롭게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막장 스토리'에 맞서 얼마만큼 대선 후보의 이야기를 구미가 당기게 그려낼 수 있을지 앞으로가 주목된다. / gato@osen.co.kr
[사진] '더케이투'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