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호의 별밤'이 권유리와 김영광의 해피엔딩을 그리며 종영됐다. 통통 튀는 스토리와 맛깔스러운 연출력, 배우들의 호연이 더해진 '고호의 별밤'은 4부작으론 아쉬울 정도로 잘 만든 로맨틱 코미디라는 평가를 얻었다. 그리고 소녀시대 멤버가 아닌 연기자로 시청자들 앞에 선 권유리의 인생작임에 틀림없다.
지난 30일 SBS 주말 특집드라마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에'(이하 '고호의 별밤') 4회(마지막회)에서는 고호(권유리 분)가 자신에게 적극 애정 공세를 펼치는 5명의 남자들 중에서 피도 눈물도 없는 까칠함을 가진 상사 강태호(김영광 분)와 사랑을 시작하는 모습이 섬세한 색채로 담겨졌다.
이 드라마는 10월 중 SBS 주말드라마로 방송될 예정이었던 '사임당, 빛의 일기'가 내년 1월 수목극으로 편성 변경이 되면서 긴급 편성이 된 작품으로, 일도 잡고, 사랑도 잡고 싶은 29살 광고쟁이 고호와 남친후보 5인의 오지선다 오피스 로맨스 드라마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피노키오' 등 수많은 히트작을 만든 조수원 PD의 한중 합작 사전 제작 드라마로, 이미 중국 소후닷컴과 소후TV를 통해 웹드라마의 형태로 선공개된 바 있는데, 오픈 3주만에 1천만뷰를 돌파하는 쾌거를 이루며 중국 대륙을 뜨겁게 달궜다.
20분씩 20부작인 이 드라마는 60분씩 4부작으로 편집되어 TV 방송됐는데, 이 때문에 초반에는 전개가 너무 빠르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고호를 중심으로 한 직장인의 애환이나 연애를 할 때의 감정 등 섬세한 심리 묘사와 5명의 남자에게 무한 사랑을 받는다는 판타지가 더해져 기대 이상의 재미를 선사했다.
또 밝고 에너지 넘치는 분위기와 귀를 감미롭게 만들어주는 OST, 몰입도를 높여주는 배우들의 호연 등이 맞물려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일명 '땜빵극'으로 불렸던 4부작 드라마의 반란이 일어난 셈. 비록 시청률은 4%대로 경쟁작과 비교해 현저히 낮았지만, 절대 뒤쳐지지 않는 완성도로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특히 고호 역을 맡은 권유리의 재발견은 이 '고호의 별밤'의 큰 수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패션왕', '노브레싱' 등에 출연한 바 있는 권유리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망가지는 코믹 연기부터 애절한 감정이 돋보인 눈물 연기까지 완벽히 해내며 "연기 잘한다"는 평가를 얻어내며 다음 활동이 기대되는 '연기돌'로 자리매김했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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