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봤자 소용없고 왕을 만들어 봤자 다 부질없는 일이다. 야심찬 꿈을 그리던 야망엄마 문정왕후(김미숙 분)의 청사진이 와르르 깨졌다. 이게 다 옥녀(진세연 분) 때문이다.
30일 오후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옥중화'(연출 이병훈 최정규 극본 최완규)에서는 옥녀가 옹주임을 알게된 궁전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옥녀의 신분이 평범한 백성이 아닌 왕의 후손이란 사실은 많은 이들에게 변화의 바람을 예고했다. 그 가운데서도 궁궐 사람들은 옥녀에서 하루아침에 옹주가 된 '옥녀옹주'를 예의주시했다. 옥녀 또한 정치싸움에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떨치지 못했다.
걱정은 사실이 됐다. 문정왕후는 왕권을 위해 시시때때로 옥녀의 목숨을 노렸고 이는 옥녀를 흠모하는 윤태원(고수 분)을 걱정스럽게 만들었다. 문정왕후는 옥녀를 끌고가기까지 했다.
결국 비밀은 없었다. 윤태원은 옥녀의 비밀을 명종(서하준 분)에게 모두 털어놨고 명종은 자신의 여동생이 옥녀란 사실을 뒤늦게 안것에 대해 저도 모르게 눈물을 쏟았다.
평소에도 몸이 약했던 명종에게 옥녀의 존재는 결국 변화의 기점으로 작용했다. 왕권을 내놓기로 결정한 것. 여동생을 죽이려 드는 어머니 문정왕후의 폭주를 막고자 하는 이유가 가장 컸다.
하지만 명종이 그럴수록 문정왕후의 속은 타들어갔다. 옥녀를 죽이려 든 이유 또한 명종을 위해서였다. '왕' 명종이 있어야 문정왕후 또한 한 국가를 쥐락펴락하는 힘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는 왕의 자릴 내놓겠다는 명종 앞에 무릎까지 꿇고 애원했다. 추하고 비굴하기까지한 문정왕후의 모습에선 한 나라를 책임지는 국모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명종도 마찬가지. 죽을날을 받아논 사람이라며 눈물을 흘리는가 하면, 여동생을 죽이려 하는 제 어머니가 너무 안타깝다고 감정에 호소하며 왕위를 내려논 왕이라니.
백성은 안중에도 없었다. 제 아무리 옥녀가 주인공인 드라마라지만, 이런식의 못난 국모와 왕은 아니다 싶다. 옹주자리를 거절한 옥녀도 마찬가지. 숲을 안보고 나무만 보는 옥녀의 어리석음 또한 이해가지 않는 부분이다.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미화와 과장을 통해 교훈과 메시지를 극대화 하는 것이 역사 드라마다. '옥중화'가 옥녀로 보여줄게 무엇이었는지 다시 한번 넘겨짚고 갈때다. /sjy0401@osen.co.kr
[사진] '옥중화' 방송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