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장 '핫'한 도전자가 있었다. 취미마저 '퀄리티'있는, 까고 싶어도 도무지 깔 수 없는, 아시아스타 배우 김수현이다. 그의 프로볼러 도전기가 9일간의 대장정을 모두 마쳤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9일. 김수현은 배우도 스타도 뭣도 아닌 '프로 볼링선수'를 꿈꾸는 사람 중 한 명이었다.
김수현에게 주어진 9일이란 시간이 그를 '프로볼러'로 만들어주진 못했다. 한 분야에서 '프로'가 된다는 것은 어려운 일. 한정된 시간 안에 높은 장벽은 넘지 못했지만, 김수현은 처음부터 끝까지 장벽 따위는 보이지 않는 듯 볼링 핀과 볼링공에만 집중했다. 이는 스스로 '나는 도전했다'라는 자체에 더 큰 무게를 싫었기 때문이다. 애초부터 김수현의 목표가 '프로볼러가 되는 것'이 아닌 '프로볼러 도전'이기에 가능한 만족이었다. 단어의 미묘한 차이지만 의미는 전혀 다르다.
김수현은 30일 오전 8시부터 경기도 용인시 프로볼링경기장에서 진행된 '2016 남자 22기 프로볼러 선발전'에 참여했다. 이날 경기는 29일부터 이어진 2차전이다. 해당 경기를 통해 프로 볼러의 당락이 결정되기에 선수들은 다른 날보다 유독 비장한 표정으로 볼링공을 손에 쥐었다. 볼링장의 분위기 또한 긴장감으로 가득차 묵직하게 가라앉았다.
이날 용인 프로볼링장에 모인 프로볼러 도전자는 올해 프로볼러에 도전한 94명 중 47명이다. 나머지 47명은 경기도 평택에 있는 K2볼링장에서 2차 선발전을 치뤘다.
김수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프로볼러 선발전에 참가했다. 전날부터 저조한 컨디션을 보였던 그는 이날 유독 긴장된 표정을 보였고 시작부터 끝까지 진지하게 볼링에 집중했다. 1차전 당시, 함께 도전한 이홍기와 하이파이브를 하거나 웃음을 보이던 김수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누구보다 진지하게 도전한 김수현이지만, 이날도 전날과 마찬가지로 컨디션 난조를 보였다. 오전 4번째 게임에서 6연속 스트라이크로 '반전'을 기대하게 만든것만 빼면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결국 2차 선발전 통과 합격선 평균인 200점(총점 6,000점)에는 아쉽게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내놓으며 '프로볼러' 타이틀은 다른 이에게 양보해야 했다.
이와 관련해 김수현 소속사 키이스트 관계자는 31일 OSEN에 "김수현 본인이 선발전에 출전한 것을 굉장히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속사는 김수현이 만족하는 이유에 대해 "김수현이 처음 프로볼러 선발전에 출전했을 때부터 프로볼러가 되는것에 목표를 둔게 아니었다"라며 "도전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더라"고 설명했다.
소속사 관계자는 "김수현이 이번 선발전에 참가하면서 1, 2차에서 함께 경기한 선수들이 굉장히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며 "실력있는 훌륭한 선수들과 볼링경기를 진행했다는 것 자체가 김수현 본인에게 굉장한 만족감을 준거 같다"고 전했다. 이어 "김수현 본인이 애착을 가지고 있는 취미로 만족감을 느끼고 동시에 많은 관심까지 보여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이제는 본업으로 돌아가 배우로서 좋은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수현은 이날 프로볼러 선발전에서 174점, 191점, 204점, 220점, 190점, 177점, 182점, 196점, 184점, 224점, 236점, 214점, 214점, 195점, 222점으로 15개 게임을 마무리했다. 전날 치른 15개 게임과 합산한 결과 총점 5,769점(평균 192.3점)이다. 프로볼러가 되기위한 평균 200점에서 7.7점 모자란 점수다. 같은 날 용인에서 함께 경기를 치른 47명의 참가자 중 32위며, 전체 참가자 중에서는 68위다. /sjy0401@osen.co.kr
[사진]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