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판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양 집안의 반대로 좋아하지만 그 마음을 숨겨야 하는 바. 여기에 러브라인은 4각으로 얽히고설키고 있다.
지난 30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불어라 미풍아'(극본 김사경, 연출 윤재문) 20회에서는 김미풍(임지연 분)이 이장고(손호준 분)의 고백을 거절하고 방성식(최필립 분)과 가까워지는 모습이 그려졌다.
미풍과 장고는 마카오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며 인연을 맺었다. 특히 미풍은 장고를 첫 사랑으로 마음 속에 담아놨던 바. 평양으로 돌아간 이후에 다신 못 볼 줄 알았던 두 사람은 미풍이 탈북하면서 서울에서 재회하게 됐다.
문제는 두 사람의 어머니끼리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았던 것. 장고의 모친 황금실(금보라 분)과 미풍의 모친 주영애(이일화 분)는 한 집안에 살게 된 이후에도 여전히 으르렁 거리는 사이였다. 여기에 금실이 미풍에게 장고와 가까이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던 사실을 영애가 알게 되면서 갈등은 더욱 심화됐다.
장고는 자신이 미풍을 친한 동생 이상으로 좋아한다는 걸 깨닫고 고백했지만, 미풍은 장고를 위해 고백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미풍의 달라진 처지도 한몫했다. 미풍의 집안은 북에서 고위층에 해당했고, 미풍은 '평양금수저'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잘 나갔다. 그러나 탈북하면서 전재산을 잃고 지금까지 고군분투하며 서울에서 버틴 바다.
게다가 미풍의 옆에는 성식이, 장고의 옆에는 하연(한혜린 분)이 등장한 이후로 더욱 두 사람의 사이는 멀어지기 시작했다. 그 사이 성식은 영애의 초대를 받고 미풍의 집에서 식사를 했으며, 장고는 하연의 부친, 금실과 함께 상견례와 비슷한 자리를 가졌다.
마카오에서 헤어질 땐 남과 북으로 나눠져 있는 분단국가라는 것이 두 사람의 사랑을 가로막는 장애물이었다면, 서울에서는 두 사람의 집안이 사랑의 장애물이었다. 과연 이들은 영애와 금실의 앙숙 관계를 풀고 서로 좋아하는 마음을 드러낼 수 있을까. / besodam@osen.co.kr
[사진] '불어라 미풍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