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왕이 되기 위해 나온 패기와 판정단을 들었다놨다한 입담. 비록 1라운드에서 떨어졌지만, 예능감만은 가왕급이다. 두 사람의 활발한 활동이 기대를 모으는 바다.
박수홍과 이원희는 지난 30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에서는 42대 가왕 자리를 쟁취하기 위해 각각 도전자 ‘나는요 기차가 좋은 걸 역무원’, ‘내 집 마련의 꿈 저축맨’으로 나섰다.
먼저 저축맨은 박자가 점점 빨라지는 것부터 웃음을 선사했다. 지켜보고 있던 판정단들이 박자를 맞춰줄 정도로 과속했지만, 무대를 즐기는 모습이 적지 않은 판정단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개인기도 ‘빵’ 터졌다. 성대모사도, 랩도, 춤도 엉성하기 그지없었던 것. 꼭 하고 나서 뒤에 붙는 “편집해 달라”는 요구가 웃음을 더했다. 그럼에도 행복감이 주변에 전파되면서 역대로 예능감 넘치는 도전자가 탄생했다. 노래 실력이 다 어떠한가. 그에게는 그저 응원하게 되는 힘이 있었다.
‘만수무강 황금거북이’와 대결 끝에 패한 저축맨의 정체는 아테네 금메달리스트 이원희였다. 다부진 몸매가 운동선수 출신의 방송인일 거라는 추측이 있던 바. 예상이 적중했다. 이원희는 유도만 하고 살기엔 아까운 입담 보유자였다는 걸 아무도 몰랐다.
그는 끝까지 “아쉽다. 가왕 하려고 나왔는데. 내가 망가지면서 유쾌한 게 너무 좋더라. 다음엔 노래방 기계를 갖다놓고 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해 시청자들을 웃겼다. ‘복면가왕’을 시작으로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그를 볼 날이 더 늘어나지 않을까.
그런가하면 박수홍의 정체는 많은 이들이 예상했다. 가려도 딱 그라는 것이 느껴졌고, 클럽댄스는 결정적 힌트였다. ‘복면가왕’ 역대 가장 말 많은 참가자라는 김성주의 설명처럼 박수홍은 연신 판정단과 시청자들을 웃게 했다.
현재 클럽을 비롯해 아이돌 염색까지 다양한 도전을 하고 있는 그는 “요즘 많은 분들이 사춘기, 갱년기를 합친 갱춘기가 아니냐는 얘기하시는데 제가 만든 말인데 괜찮죠? 갱춘이 갱춘아? 행복한 갱춘기 보내고 있다”며 행복한 모습을 보였다. 가왕이 못 되면 다 어떠랴. 행복을 전파하는 능력은 이미 가왕급이다. / besodam@osen.co.kr
[사진] '복면가왕'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