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은으로 시작돼 홍종현, 백현(EXO), 지난주 진기주에 이르기까지. 총 9명의 강렬한 죽음이 강렬한 기운을 불어넣었다. 마지막 회를 앞두고 있는 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조윤영 극본/ 김규태 연출/ 이하 달의 연인)이 시청률 1위에 등극하기 까지 이른바 '임팩트 갑'의 ‘죽음 퇴장’ 퍼레이드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마지막 남은 2회에서는 어떤 얘기들을 펼쳐낼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박시은부터 진기주까지 총 9명의 연기자들은 격동의 고려사와 맞물려 순차적으로 퇴장했는데, 역대급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을 ‘달의 연인’에 푹 빠지게 했고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배우 본인까지 재조명을 받았다.
'달의 연인' 측은 오늘(31일)과 11월 1일 방송될 19-20회를 앞두고 고려 4대황제 광종으로 즉위한 4황자 왕소(이준기 분)와 황제의 여인 해수(이지은 분)의 애틋한 사랑을 피어나게 만든 9명 주역들의 죽음 퇴장을 총 정리하며 관련 스틸을 공개했다.
첫 번째 죽음 퇴장의 포문을 연 것은 해씨부인(박시은 분)이었다. 해수의 육촌 언니인 해씨부인은 8황자 왕욱(강하늘 분)과 정략결혼한 사이로 단아함과 기품 있는 모습으로 시선을 강탈했는데, 몸이 좋지 않아 은애하는 이의 아이를 낳지 못하는 것에 스스로 괴로워하고 미안해 하는 모습이 시청자들을 애처롭게 했다.
무엇보다 하루 아침에 달라진 해수를 한결 같은 마음으로 걱정하던 중 자신의 죽음을 예견한 그는 8황자 왕욱의 마음이 해수에게 향한다는 것을 알고 두 사람의 사랑을 이어주기 위해 노력했고 해수에게 8황자 왕욱을, 8황자 왕욱에게는 해수를 부탁하고 떠나 모두를 슬프게 했다. 마지막까지 은애하는 이에게 아름답게 보이고 싶던 어여쁜 여인은 하얀 눈이 내리는 날 해수의 도움으로 화장과 단장을 했고, 5회에서 그렇게 8황자 왕욱의 등에 업혀 생을 마감해 안방극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두 번째는 다미원의 수장이자 최고 상궁인 오상궁(우희진 분)이었다. 다미원 궁녀로 들어온 해수를 시시때때로 혼내며 황자들과의 관계를 경고한 그는 고려 태조 왕건이 무명 장수시절 미래를 약속했던 여인이었다. 해수를 보며 자신의 지난 날을 떠올리게 된 오상궁은 해수를 자신의 아이같이 여겼고, 정윤 시해 시도 사건의 범인으로 몰린 해수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놨다. 8황자 왕욱이 비겁하게 자신을 찾아와 해수의 구명을 요청하자 해수를 외면할 때, 그에게 “황실 사내들이 비겁해지는 것은 똑같습니다. 언젠간 이렇게 비겁했던 일들이 후회될 거예요”라며 경고했고, 11회에서 해수를 위해 떠났다. 해수는 그렇게 어머니 같은 스승을 잃고 큰 변화를 겪었고, 황궁에서 조심스럽게 발을 내딛으며 고려 여인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고려 태조 왕건(조민기 분)의 죽음은 황궁에 피바람을 몰고 왔지만 애틋한 부성애를 느끼게 했다. 고려를 건국하고 혼인정책으로 수많은 황후는 물론 황자들까지 남기고 간 그는 정윤(김산호 분)에게 차기 황제 자리를 물려주고 갔다. 혜안이 있는 그는 정윤 뿐 아니라 4황자 왕소가 황제의 별을 타고 났다는 사실을 알았고 대장군 박수경(성동일 분)을 시켜 4황자 왕소에게 황제 수업을 시키는 철두철미한 모습과 함께, 얼굴에 상처가 난 아들을 위해 매해 생일 때 그를 찾아가 가면을 전달한 것으로 밝혀져 애틋한 부성애를 느낄 수 있게 했다. 14회태조 왕건의 죽음 이후 죽음 퇴장은 격동의 고려사와 함께 조금 더 빨라졌다.
15회에서는 정윤이었던 왕무가 고려 2대황제 혜종으로 즉위했지만 광기에 휩싸이는 한편, 호시탐탐 황위를 노리던 3황자 왕요(홍종현 분)가 지옥에서 살아 돌아와 그를 잔인하게 살해하는 모습이 그려진 것. 야만적인 모습을 보인 3황자 왕요는 4황자 왕소와 해수를 옭아매 황위에 올랐고, 3대황제 정종으로 즉위했다. 정종은 야만왕이었다. 그의 화살은 시시때때로 사람을 향했고 자신의 황제 즉위를 정당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 왕규의 난을 꾸미며 왕규의 손자인 10황자 왕은(EXO 백현 분)의 죽음을 몰고 왔다.
10황자 왕은은 해수의 도움 속에서 부인 순덕(지헤라 분)과 다미원에서 숨어있다 피신을 하려고 했지만 황보연화(강한나 분)로 인해 발각되며 위기를 맞았다. “형님 저를 보내주십시오”라는 10황자 왕은의 간절한 부탁에도 순덕이 먼저 하늘나라로 가게 됐고, 뒤이어 그 역시 정종의 화살에 맞으며 죽음을 맞이했다. 개구쟁이 같았던 10황자 왕은은 자신이 외면했던 순덕의 순정을 뒤늦게 알고 지아비로서 그를 지켜내려 했고, 애틋한 두 사람의 사랑이 시청자들을 울렸다.
정종의 야만성으로 인해 4황자 왕소는 ‘황제 각성’을 하게 됐고, 정종 역시 광기에 휩싸여 즉위한 지 얼마 채 되지 않아 해수의 앞에서 통렬한 최후를 맞았다. 정종은 자신의 죽음이 예견되자 14황자 왕정(지수 분)에게 선위를 요구하는 황태후 유씨(박지영 분)의 비정함에 치를 떨었고, 그렇게 미쳐가며 최후까지 광기어린 모습으로 시선을 강탈하며 역대급 죽음 퇴장을 했다.
18회에서는 두 사람이 떠났다. 정종의 죽음 이후 황태후 유씨는 자신이 버린 아들 광종의 품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광종은 자신의 황제 즉위와 관련해 의심을 품은 14황자 왕정을 유배 보내 황태후 유씨의 임종을 지키지 못하게 하며 자신만이 황태후 유씨의 임종을 지키는 것으로 가슴 아픈 복수를 했다. 황태후 유씨는 광종의 상처 난 얼굴에 손을 뻗으며 그렇게 임종했다.
마지막으로 9번째 죽음 퇴장은 해수의 몸종이었던 채령(진기주 분)이었고, 광종과 해수의 애틋한 사랑이 어떤 결말을 맺을지 궁금증을 키우게 한 장본인이 되기도 했다. 채령이 8황자 왕욱과 9황자 왕원(윤선우 분)을 도와 혜종 시해 사건을 꾸민 것이 밝혀졌고, 광종은 해수와 자신의 관계를 이들에게 전하며 첩자 역할을 한 것까지 알게 돼 진노해 그에게 벌을 내린 것. 광종이 피의 군주가 되지 않길 바라며 그의 곁을 지켜온 해수는 자신의 동생과도 같은 채령의 죽음으로 큰 충격에 휩싸였고, 광종 역시 자신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해수로 인해 마음이 크게 상하며 두 사람의 마음에 큰 상처가 난 것.
이렇듯 광종과 해수를 둘러싼 인물들의 죽음 퇴장은 ‘달의 연인’에 강렬한 기운을 남겼다. 특히 광종과 해수, 두 사람의 지극히 운명적이고 애틋한 사랑을 피어나게 하는 동시에 ‘달의 연인’을 화제성을 이끈 주역들의 역대급 연기력은 호평을 받았다.
홍종현은 야만적이고 광기어린 3황자 왕요, 정종 캐릭터로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평을, 백현 역시 아련한 눈물로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리며 ‘연기돌’로 우뚝 섰다. 뿐만 아니라 고려 여인들의 희생의 죽음 역시 박시은, 우희진이라는 배우를 재조명하게 만들며 시청자들을 들썩이게 했다. 이렇듯 극에 큰 긴장감을 불어넣는 큰 사건들 속에서 강렬한 죽음 퇴장이 연이어 이어진 가운데, ‘달의 연인’ 마지막 2회에선 어떤 일들이 벌어질 지 궁금증을 높이고 있다. / nyc@osen.co.kr
[사진] ‘달의 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