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랑말을 타고 사기꾼을 추격하다 철창에 갇힌 영애 씨. 직장 상사가 싼 대변으로 막힌 변기를 뚫다 똥독이 오른 라미란 과장. 두 배우의 짠내 나는 일상으로 ‘막돼먹은 영애씨’의 열다섯 번째 시즌이 시작됐다. 돌아온 영애 씨의 하루는 여전히 일상적인 것 같으면서도 굉장히 스펙터클하다.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온 터라 연기 구멍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 주연부터 조연까지 탄탄한 생활연기가 일품. 그 중에서도 주인공인 영애씨를 연기하는 김현숙과 라미란 과장을 연기하는 라미란의 연기는 물이 오를 대로 올랐다. 두 사람은 아직 본격적인 호흡을 시작하지 않았음에도,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며 새 시즌의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
15번째까지 시즌을 이어온 명목을 충분히 보여준 첫 방송이었다. 지난 31일 방송된 tvN 새 월화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5에서는 이영애의 제주도 라이프가 펼쳐졌다.
반가운 얼굴들은 그대로다. 영애의 부모로 시청자들과 동고동락한 송민형-김정하, 악덕 사장으로 보는 이들을 혈압 오르게 하는 조덕제, 영애의 가족인 정다혜-고세원, 감초 캐릭터 정지순-윤서현 모두 이 드라마와 함께 나이 들었다. 스잘은 방글라데시 크리킷 국가 대표까지 포기하며 이 드라마에 '올인'했다고.
첫날 펼쳐진 이야기들은 이렇다. 영애(김현숙 분)는 디자인의 멋진 성공을 위해 혁규와 제주도로 내려갔다. 그런데 그녀에게 돌아온 건 차가운 유치장 속 현행범이라는 부끄러운 타이틀과 감당 못할 합의금. 승마장에서 우연히 만난 사기꾼을 쫓다가 급한 대로 말에 올라타 결국 사고를 내는 장면이 압권. 철창에 갇힌 채 좌절하고 있는 그에게 연인인 승준이 나타나며 첫 회가 마무리 된다.
회사의 신입사원으로 등장한 이수민(이수민 분)과 라미란 과장(라미란 분)의 대립 구도도 쏠쏠한 관전 포인트였다. 다소 건방진 신입인 이수민과 그에게 당하기만 하는 라미란의 모습은 웃음을 빵 터뜨리게 했다.
특히 예쁘장한 신입사원에게 밀리고 상사들로부터 구박을 받는 라미란의 짠한 모습은 웃음과 함께 애잔함까지 자아냈다. 이수민의 컴퓨터 선을 정리해주다가 상사가 튕겨낸 코딱지가 이마에 묻는 장면이나, 상사가 싼 대변으로 막힌 변기를 뚫다가 구역질을 하는 장면 등이 대표적이다.
제작진에 따르면 이번 15번째 시즌에서는 다사다난한 영애의 사회생활과 예측불허 로맨스가 펼쳐질 예정. 39살이 된 영애의 마흔이 돼 가는 과정도 흥미롭게 담긴다. 과연 10년간 러브라인이 끊이지 않았지만 결혼에는 골인하지 못한 영애 씨가 ‘노처녀’ 타이틀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또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지게 될까. 첫 포문은 꽤나 흥미롭게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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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막돼먹은 영애 씨'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