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 김성현 인턴기자] ‘사극=이준기’라는 공식은 이번에도 옳았다. 배우 이준기가 한 여자만 바라보는 지독한 사랑꾼에서 고려를 휘어잡는 피의 군주까지 다채로운 매력을 뽐내는 중이다. 매 순간 변하는 그의 눈빛은 많은 시청자를 매료시킨다.
이준기는 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이하 ‘달의 연인’)’에서 고려의 4황자 왕소이자 훗날 피의 군주로 불린 고려의 4대 왕 광종으로 분했다.
‘달의 연인’에서 왕소는 형이자 고려 3대 황제 왕요를 몰아내고 황제의 자리에 앉았다. 이후 8황자 왕욱(강하늘 분)의 여동생 황보연화(강한나 분)과 강제 결혼해 황권을 굳건히 했다. 하지만 왕소의 마음속에는 해수(이지은 분) 뿐이었고 해수를 향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황궁을 나가고 싶어 하는 해수의 마음을 뻔히 알면서도 억지로 황궁에 머물게 하고 있다.
이준기는 연인을 놓지 못해 집착에 가까운 사랑을 하는 지독한 왕소와 황권 강화를 위해서라면 어머니와 형제들은 물론, 사랑하는 여인의 수족과도 같던 몸종까지 칼같이 잘라 버리는 냉철한 군주 광종을 신들린 연기력으로 표현하고 있다.
특히 사극에 어울리는 동양적인 눈은 극의 ‘리얼리티’를 최대로 살려주고 있다. 그의 눈은 왕욱이 준비한 매를 일부러 죽여 놓고 반역으로 몰고 갈 때 비열함으로 가득 찼다. 하지만, 왕정(지수 분)과 결혼을 허한다는 선왕의 유지를 보고 해수에게 사실을 확인할 때는 사랑으로 가득했다. 이후 “출궁은 원한다”는 해수의 말을 듣자 그의 눈은 순식간에 집착으로 가득했다.
이준기가 이토록 현실감 넘치는 고려시대 광종으로 분할 수 있었던 것은 콘크리트처럼 단단한 그의 필모그래피 덕이다. 2005년 영화 ‘왕의 남자’로 혜성같이 등장한 이준기는 드라마 ‘일지매’, ‘아랑 사또전’, ‘조선총잡이’, ‘밤을 걷는 선비’를 거치며 사극하면 이준기라는 공식을 세웠다. 이준기가 하는 사극은 망하는 법이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호연 덕분인지 지난 31일 방송된 ‘달의 연인’은 같은 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이준기의 명성을 이었다. 지난 방송에서 결국 백아(남주혁 분)와 해수까지 광종을 떠나면서 그는 또다시 혼자가 됐다. 오늘을 마지막으로 끝나는 ‘달의 연인’이 슬픈 결말로 막을 내리게 될 지, 새로운 변수의 등장으로 해피엔딩을 맞을지 시청자의 관심이 집중된다. / coz306@osen.co.kr
[사진] SBS, 달의 연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