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 김성현 인턴기자] 부녀인 듯 연인인 듯 애매하다. 드라마 ‘우리집에 사는 남자’ 속 애매함은 참으로 매력적이다. 오히려 일부러 오해하고 싶을 만큼의 설렘으로 가득하다.
지난 1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우리집에 사는 남자(이하 ‘우사남’)’에서는 말로는 ‘아버지와 딸’이라고 하지만 보는 사람은 ‘연인’처럼 보이는 달콤한 장면이 연출됐다. 질투와 설렘 등 연인 사이에나 벌어질 법한 일들이 곳곳에 존재했다.
이날 고난길(김영광 분)은 만취한 상태로 “나만 믿어”라는 말과 함께 홍나리(수애 분) 품으로 쓰러졌다. 권덕봉(이수혁 분)의 차가 홍나리(수애 분)을 칠 뻔하자 만취한 상태는 어디가고 “괜찮으냐”며 벌떡 일어나 홍나리를 보호했다. 보는 사람에 따라 달라 보이긴 하지만 ‘아버지’ 보단 남자친구에 가까운 장면이었다.
홍나리도 시청자를 오해하게 했다. 앞서 홍나리는 전 남자친구인 조동진(김지훈 분)을 데릴러 온 도여주(조보아 분)을 보자 여우짓을 한다며 탐탁치 않아했다. 그런데 그런 도여주를 고난길이 기억하자 “취했어도 그 와중에 우리 후배 분은 유심히 봤나보다. 우리 후배가 운전해주러 오는 고생을 하니 마음이 짠했나 보다”라며 한껏 비꼬았다.
창고에 갇힌 홍나리를 구한 후 누가 범인인지를 찾을 때는 홍나리도 뒤로 넘어질 만큼 위험했다. “아이 추워”라며 방으로 올라갔지만, 이후 보인 고난길의 옅은 미소에서는 왠지 모를 ‘심쿵’함이 있었다.
다다금융에 들어간 홍나리를 구하러 올 땐, 위험에 빠진 공주를 구하러 오는 백마탄 왕자 같았다. “셋 만 세고 기다리라”며 멋지게 사건을 해결하고 공주의 손을 꼭 잡고 현장을 빠져나가는 것처럼 보였다.
‘우사남’은 부녀 인 듯 아닌 듯 한 애매함으로 매번 시청자를 텔레비전 앞으로 끌어당긴다. 이날 고난길은 다다금융을 나오자마자 원인 모를 어지러움으로 쓰러졌다. 고난길과 홍나리가 앞으로 어떤 ‘오해’하고 싶을 장면을 연출할지 관심이 쏠린다. / coz306@osen.co.kr
[사진] ‘우사남’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