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준기의 ‘믿고 보는 배우’라는 이름값은 또 다시 증명됐고, 연기력 홍역을 치른 아이유는 배우 이지은으로서 한 단계 성장했다. ‘달의 연인’이 드라마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 아쉽게 종영했지만 그래도 배우들에게 남긴 성과는 값지다.
지난 1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은 시공간 이동을 소재로 하는 판타지 멜로 사극. 현대 여인이 고려로 건너가 고려 초기 황권 다툼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피의 군주로 불리는 4대 황제 광종 왕소(이준기 분)의 황권과 사랑을 지키기 위한 처절한 사투, 그 속에서 벌어지는 애절한 삼각관계가 드라마의 기본 이야기였다.
중국 인기 드라마를 원작으로 하는 까닭에 작품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던 것이 사실. 아무래도 개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퓨전 사극이라는 장르의 한계, 그리고 다소 많은 인물들이 쏟아지며 초반 산만했던 전개 탓에 아쉬운 출발을 했지만 중반 이후 이준기가 연기하는 왕소에게 이야기가 집중되며 흥미로운 전개를 보였다. 물론 보는 시청자들에 따라 해수(아이유 분)와 왕소의 사랑과 갈등이 설득력이 떨어지고, 인물들의 감정선이 이해되지 않는 전개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한 번 보게 되면 쭉 이어서 보게 되는 몰입도는 있었다.
더욱이 왕소를 연기하는 이준기의 흡인력 높은 감정 연기는 매회 화제가 됐다. 사극 불패 신화를 쓰고 있는 이준기는 사랑과 황권에 미쳐 매섭게 변하는 왕소의 감정선을 완벽히 표현하며 시청자들을 왕소에게 빠지게 만들었다. 초반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안방극장이 이준기의 연기를 보는 맛이 있다며 참고 기다리게 만들었다. 아이유는 다소 어색한 연기로 뭇매를 맞았지만 중반 이후 한층 성숙된 모습으로 연기력 논란이 쏙 들어갔다. 드라마에 대한 아쉬운 평가까지 독박을 쓰다시피했던 것을 감안하면 아이유 역시 이 드라마를 통해 새 작품에서의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했다.
‘달의 연인’은 동시간대 시청률 1위로 종영했다. 초반 낮은 시청률에도 매서운 화제성을 자랑했던 이 드라마는 젊은 시청자들을 확 끌어당기며 인기 드라마였던 것은 분명했다. 슬픈 분위기가 감도는 열린 결말에 대한 아쉬움, 주인공 이야기가 섬세하게 다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지만 3개월간 안방극장을 울리고 웃겼던 드라마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고, 그 속에서 이준기와 아이유는 제 몫을 하며 차기작을 기다리게 만들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SBS 제공, '달의 연인'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