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 김성현 인턴기자]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드라마 시장은 ‘잘못된 만남’ 열풍이다. ‘잘못된 만남’을 코믹하게 그리기도 하고 진한 정통 멜로 표현하기도 한다. 상대 배우자의 시선에서 풀어나가는 경우도 있다.
세 드라마가 그리는 ‘잘못된 만남’은 오래된 연인을 두고 다른 연인을 만나거나, 이미 결혼을 했지만 다른 사람에게 매력을 느껴 밀회를 하거나 밀회를 가지려는 시도를 하는 것이다. 여느 드라마처럼 다소 뻔뻔한 바람도 있고 공감이 되는 만남, 그리고 의문으로 가득해 진상 규명이 필요한 설정을 한다.
# 잘못된 만남의 첫 주자 ‘공항 가는 길’
KBS2 수목드라마 ‘공항 가는 길’은 잘못된 만남의 포문을 열었다. 가을에 어울리는 진한 정통 멜로지만, 그 속 이야기는 유부녀와 유부남이 잘못된 만남이다. 하지만 자극적이지 않고 감성적으로 풀어내며 오히려 ‘위로와 공감’을 주는 드라마라는 평을 받고 있다. 주인공들도 서로에게 끌리는 감정을 억제하고 조심스러워 한다. 아슬아슬한 감정 연기를 훌륭하게 소화하는 배우의 호연과 작가의 섬세한 대본이 조화를 이뤄 ‘안 되는데 응원하게 하는 드라마’를 만들고 있다.
# 뻔뻔한데 귀여운 ‘우리집에 사는 남자’
KBS2 ‘우리집에 사는 남자’ 속에는 직장 선배의 9년 된 남자친구를 빼앗는 잘못된 만남이 그려진다. 같은 직장 안에서 후배가 선배의 연인을 차지하는 것도 어마어마한데, 뻔뻔하기까지 하다. 선배의 남자친구를 사로잡기 위해 ‘악어의 눈물’을 보이고 선배에게는 “(남자 쪽에서) 먼저 찾아오고 전화를 했다”며 피해자인 척 연기한다. 하지만 이를 귀엽게 그려내며 미워할 수 없는 악녀 캐릭터로 만들었다.
# 제목부터 예사롭지 않은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
jtbc 금토드라마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는 제목에서부터 ‘잘못된 만남’의 향기가 폴폴 풍긴다. 의문의 남자가 아내에게 보낸 ‘호텔을 예약했다. 보고 싶다’는 문자를 본 뒤 아내의 외도를 의심하는 남편의 시선을 담았다. 남편은 속앓이 하다 결국 온라인 커뮤니티 누리꾼에게 도움을 요청해 보는 이를 짠하게 했다. 그러나 아직 아내가 정말 외도를 했는지는 그려지지 않아 다음 회를 더욱 궁금하게 한다.
‘잘못된 만남’은 예전부터 드라마 속 단골 손님이었고 지금도 많이 이용하는 설정이다. 하지만 최근 방영되고 있는 ‘공항 가는 길’, ‘우리집에 사는 남자’,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는 같은 소재를 각기 다르게 그리고 새롭게 표현하고 있어 보는 재미를 더한다. 같은 소재를 어떻게 이렇게 다르게 녹일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비난과 질타를 받는 이 소재가 여전히 많은 드라마의 러브콜을 받고 새로운 형식으로 연출 되고 있는 만큼 드라마가 어떻게 끝마무리될지 기대된다. / coz306@osen.co.kr
[사진] KBS2, 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