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서인국이 드라마 ‘쇼핑왕 루이’를 성공시키며, 믿고 보는 배우로 안착했다. 그가 작품에서 매번 옷을 갈아입을 때마다 우리는 새로운 서인국을 만나게 된다. 어느새 풍부한 감정 연기로 배우의 천의 얼굴을 갖추게 된 서인국의 발걸음을 돌아보게 되면 이 배우가 이토록 큰 성장을 이뤄낸 게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알게 한다.
서인국이 가수가 아닌 배우로서 강한 인식을 안긴 것은 2012년 큰 인기를 누린 tvN ‘응답하라 1997’이었다. 당시 예능 PD였던 신원호 PD의 첫 드라마라는 점에서 기대치가 높지 않았는데, ‘응답하라’ 시리즈의 시초였던 이 작품은 신드롬을 일으켰다. 특히 추억을 상기시키는 이야기와 함께 서인국이 연기하는 윤윤제의 멋들어진 매력이 여심을 훔쳤다. 한 여자만 바라보는 순정파인 윤제가 사투리로 진심을 표현할 때마다 안방극장은 묵직한 이 남자의 마음에 요동쳤다. 서인국의 선하면서도 섹시한 눈빛, 그리고 짧지만 강렬한 표현법에 여심은 무너졌다.
이때부터 ‘응답하라’ 시리즈는 까칠한 듯 보이나 알고 보면 따뜻한 남자 캐릭터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고, 이 캐릭터가 통한다는 것을 증명한 서인국은 ‘여심 폭격기’로서의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정밀한 감정 표현까지 가능하며, 연기를 이렇게까지 잘할 줄 몰랐다는 호평을 받았다.
MBC 주말드라마 ‘아들녀석들’을 통해 지상파 첫 주연에 도전한 서인국. 철딱서니 없는 바람둥이이자 날라리 캐릭터로 옷을 확 갈아입었다. 전작의 여운을 잠시 잊게 하는 파격적인 변신이자 도전을 무서워하지 않는 과감한 선택이었다. 서인국의 연기 변신이 의미가 있는 작품이었다. 진중했던 매력을 내려놓고 다소 가볍지만 친근한 인물로 변신, 천의 얼굴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이후 tvN ‘교교처세왕’이라는 로맨틱 코미디를 또 다시 성공시키며 로맨스 드라마 주인공으로서 입지를 탄탄히 다졌다. 여성 시청자들을 설레게 하는 눈빛, 그리고 크게 포장하지 않아도 한 마디 한 마디가 섹시하고 멋있는 맛을 낼 줄 아는 이 남자 배우는 무섭도록 성장하고 있었다. KBS 2TV ‘왕의 얼굴’을 통해 사극에 도전한 서인국은 다시 한 번 연기자로서의 새로운 발판을 마련했다. 젊은 배우에게 사극은 큰 부담감이 될 수 있는데 서인국은 빼어난 감정 연기력을 바탕으로 성공적으로 수행했고, 작품의 국한되지 않는 배우로서의 폭을 넓혔다.
변신이 자유자재인 배우가 서인국이다. 그는 올해 초 방영한 OCN ‘38사기동대’에서 능수능란한 사기로 선행을 펼치게 되는 사기꾼 역할로 힘을 빼고도 캐릭터 표현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연기를 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리가 아는 서인국이 진짜 사기꾼인가 기분 좋은 착각이 들 정도로 물오른 연기로 호감 가는 사기꾼 캐릭터를 소화했다. 소시민의 영웅을 연기하며 시청자들에게 짜릿한 쾌감을 안겼다.
그리고 현재 방영 중인 ‘쇼핑왕 루이’ 속 서인국은 귀엽고 장난기 가득한 일명 ‘대형견’ 매력으로 무장했다. 로맨틱 코미디에서 남자 주인공이 굳이 박력 넘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서인국을 통해 알게 됐다. 보호하고 싶은 남자, 품에 기대진 못하더라도 보기만 해도 흐뭇한 루이의 매력을 전달하며 시청률 역주행의 결정적인 힘을 보탰다. 나이는 20대 중반인데 행동은 10대인, 모성애를 마구 자극하는 루이가 마냥 귀엽게 펼쳐지는 것은 서인국이 또 다시 변신한 연기로 무장한 얼굴 덕분이었다. 얼굴을 연기한다는 것, 배우로서 가진 큰 장기이자 배우라는 이름값의 이유다. / jmpyo@osen.co.kr
[사진] KBS, MBC, tvN, OC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