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또다시 사극으로 재미를 봤다. 8할이 이준기 덕분이다.
이준기는 1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에서 주인공 왕소 역을 맡아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고려의 둘도 없는 사랑꾼에서 4대 왕인 광종의 카리스마까지 훌륭하게 그려냈다.
경쟁작이 세고 여주인공 아이유의 연기력 논란 때문에 '달의 연인'의 초반은 위태로웠다. 하지만 이준기는 굳건했다. 묵묵히 제 할 일을 하며 20부작을 이끈 까닭에 중반 이후부터 '달의 연인'은 탄력받았다.
올해 SBS 드라마는 타 방송사에 밀려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김래원-박신혜 주연의 '닥터스'가 그나마 20%대 시청률과 높은 화제성을 기록했지만 다른 작품들은 제대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대박', '미세스캅2', '미녀 공심이', '끝에서 두 번째 사랑', '딴따라', '원티드', '리멤버-아들의 전쟁', '돌아와요 아저씨', '그래 그런거야' 등이 그것.
이런 까닭에 조심스럽게 이준기의 연기대상을 점쳐 볼 수 있다. 연기력 면에서는 올 한 해 SBS 드라마 주인공들 중 가장 '하드캐리'했기 때문. 10%대 초반의 작품 시청률이 다소 아쉬울 따름이다.
다시 한번 '사극=이준기'라는 공식을 스스로 입증한 이준기다. 영화 '왕의 남자'를 시작으로 '일지매', '아랑사또전', '조선 총잡이', '밤을 걷는 선비'에서 맹활약한 덕분이다.
여기에 '달의 연인'을 하나 더 추가한 셈. 지난 8월 말부터 3개월간 안방 시청자들을 매료시킨 이준기가 '열일'을 마치고 떠났다. 연말에 진행되는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그가 어떤 트로피를 받아들지 팬들이 벌써부터 기대감을 쏟고 있다.
이미 팬들 마음속의 대상은 이준기다. /comet568@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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