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혜성처럼 등장해 핵 폭풍급 기세를 자랑하고 있다. 인디 듀오 볼빨간사춘기 말이다. 지난 봄 미니 앨범 발표에 이어 여름 정규 앨범은 내놓은 이들은 유난스럽지 않지만 막강하게, 아니 그보다 더 센 파워를 자랑하며 음원 차트의 신흥강자로 떠올랐다. ‘괴물 신인’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그룹이다.
볼빨간사춘기는 멜론, 네이버, 지니, 엠넷 등 국내 음원 사이트에서 10월 월간 차트 1위를 차지했다. 8월 29일 발매한 첫 번째 정규앨범 ‘RED PLANET’의 타이틀 곡 ‘우주를 줄게’가 막강한 선배 가수들의 컴백 전쟁 속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위력을 드러낸 것이다. 신인이 3개월 이상 5위권 안에 안착해있다는 것은 놀라울 만한 ‘사건’이다. 11월까지 이어진 컴백대전에서도 살아남았다.
소속사 쇼파르뮤직은 2일 “볼빨간사춘기 특유의 감성과 색깔 있는 음악이 남녀를 불문하고 많은 대중에게 신선하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인기 비결을 분석하며 음악을 좋아해주는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들이 깜짝 인기가 아닌 롱런할 수 있었던 비결은 자기만의 개성, 예측할 수 없는 전개, 좋은 음색을 고루 갖췄기 때문이다. 자작곡 실력도 충분하다. 안지영은 앨범 전곡의 작사 및 작곡에 참여하며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적 색깔을 고스란히 담았다.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능력을 드러낸 것인데, 박자 감각과 보컬을 뽐내며 신인답지 않은 유려한 실력을 드러냈다.
더블 타이틀 곡 ‘나만 안 되는 연애’를 포함한 수록곡 ‘심술’ ‘You’ 등도 실시간 차트 및 월간 차트 상위권에 오르며 리스너들의 귓가를 사로잡고 있다.
일반적으로 걸그룹이나 여성 듀오는 귀엽고 예쁜 얼굴, 늘씬한 몸매를 갖추고 있다. 더불어 중독성 있는 후렴구와 깜찍한 안무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뜰 수 있다는 공식이 있다. 하지만 볼빨간사춘기는 이 같은 화려함 없이 오로지 음악성으로 승부를 봤다.
‘2016 슈퍼루키’ 볼빨간사춘기. 방송 활동이 많지 않아 대중에게 아쉬움을 남기고 있지만 향후 발매할 새 앨범을 통해 그들만의 매력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purplish@osen.co.kr
[사진] 쇼파르뮤직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