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막장’이라는 불리는 자극적인 소재가 흥행을 담보하던 시절도 있었다. 확실히 눈길을 사로잡기엔 그만한 지름길이 없어서다.
그러나 착한드라마로도 흥행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드라마가 있다. MBC 수목드라마 ‘쇼핑왕 루이’(극본 오지영, 연출 이상엽)가 바로 그 주인공. 세상 물정 모르던 재벌3세가 따뜻한 산골처녀를 만나 함께 성장한다는 동화 같은 이야기처럼 드라마도 회를 거듭할수록 쑥쑥 자랐다. 후속 주자들에게 착한드라마도 색깔을 잃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걷는다면, 시청자들에게 충분히 사랑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과 희망을 던졌다.
‘쇼핑왕 루이’의 첫 성적표는 5.6%. 동시간대 지상파 삼사 드라마 중에서는 최하위로 시작했다. 역시 착하기만 하면 안 되는 것일까, 회의감이 들었던 것이 사실. ‘쇼핑왕 루이’는 내내 자신만의 색깔이 뚜렷한 동화 같으면서도 만화 같은 드라마였다. 대중의 입맛을 고루 맞추기엔 어렵지 않을까, 우려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입소문을 타고 심상치 않은 상승 그래프를 그려나가는 등 ‘쇼핑왕 루이’의 선전이 진행된 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다. 10회(10월 26일)에서 10.2%로 SBS ‘질투의 화신’과 공동 1위에 오른 것에 이어 다음 화인 11회(10월 27일)에서 10.5%를 기록하며 단독 선두를 기록했다.
이와 같은 선전에 대해 배우들은 제작진, 배우 할 것 없이 다 같이 행복하게 촬영했기 때문이라고 공을 모두에게 돌렸고, 방송사에서도 그런 긍정적인 분위기가 안방에도 전달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시청자들은 드라마 속 순수한 인물들의 사랑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드라마를 전적으로 지지했다. 즉 진심은 통했다.
이처럼 ‘쇼핑왕 루이’ 속 뭉실커플을 응원하는 데에는 어지러운 현실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 일상에 지치고 돌아온 시청자들은 뭉실 커플의 이야기를 보면서 휴식했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아가며 다시 달릴 준비를 했던 것.
우리는 덕분에 많은 위로를 받았다. 착하게 기적을 이룬 ‘쇼핑왕 루이’의 역주행 신화로 안방극장에 더욱 많은 ‘힐링’ 로맨스가 찾아오길 기대해 봐도 될까. / besodam@osen.co.kr
[사진]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