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이 야심차게 내놓았던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가 도통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박스오피스 1위, 그리고 200만 관객을 넘어서긴 했지만 종전의 마블 영화들이 광풍의 흥행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신통치 않은 기록이다.
드롭율도 상당하다. 개봉 당일이었던 수요일 평일, 하루 43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던 '닥터 스트레인지'는 지난 1일에는 14만 명까지 떨어졌다.
국민들의 관심을 한 곳에 집중시킨, 때문에 영화에 대한 관심이 급격하게 줄어들게 만든 국가적 사건 때문이라고 치더라도 '마블'이라는 이름값을 고려한다면 실망스러운 성적.
이렇듯 '닥터 스트레인지'가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는 마블의 장점인 동시에 마블의 약점이기도 한 '어벤져스'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에서 마블 히어로 중 가장 인지도 높은 히어로는 아무래도 '어벤져스' 멤버들. 그 중에서도 '어벤져스' 1편에 등장했던 아이언맨, 토르, 헐크, 캡틴 아메리카, 블랙위도우, 호크아이 등이 가장 인지도가 높은 편에 속한다.
때문에 아무리 마블이라고 하더라도 인지도 있는 '어벤져스'가 아닌, 닥터 스트레인지의 이야기를 다룬 '닥터 스트레인지'가 국내 관객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어벤져스'에만 의존할 수 없는 탓에, 그리고 이후 히어로들의 총출동을 이해하기 쉽게 만들기 위한 각 히어로들의 솔로 무비를 내놔야하는 마블로서는 '어벤져스'의 존재가 장점이자 한계로 다가오는 것.
뿐만 아니라 히어로 무비 자체에 대한 국내 영화 팬들의 관심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들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한국에서 촬영하며 천만 관객을 돌파했던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 이후 거의 '어벤져스'급으로 평가받던 '캡틴 아메리카:시빌워'는 천만 관객을 넘어서지 못했다.
외화 자체가 국내에서 천만 관객을 넘기기가 힘들다는 게 정평이지만 내로라하는 마블 히어로들을 전면에 내세운 '시빌워'가 천만 관객을 넘기지 못한 건 이제는 '뻔해져버린' 히어로 무비에 대한 관객들의 지루함이 담겼다는 평가.
이런 상황에서 인지도 낮은 닥터 스트레인지가, 게다가 마법과 시공간이라는 다소 난해한 주제를 친절하게 설명해주지 않은 '닥터 스트레인지'가 광풍을 일으키지 못한 건 어찌보면 당연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 trio88@osen.co.kr
[사진] '닥터 스트레인지'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