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규가 100번 이상의 고민을 반복한 흔적을 공개했다. 그에게 여러 번 아픔을 선사한 영화임에도 여전히 포기하지 않는 노력과 열정이 과연 '예능 대부'다웠다.
지난 2일 방송된 MBC에브리원 'PD 이경규가 간다'에서 이경규를 비롯한 다섯 멤버들은 '버릴 것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미니멀리즘을 실천했다.
이날 다섯 명은 각자 집에서 버릴 물건들을 한가득 싣고 와서 물건들에 담긴 사연들을 직접 소개했다. 버리는 물건이 아닌 경매 현장을 방불케 했던 김종민의 보물 창고부터 김주희의 아나운서 시절의 간절함이 묻어나는 의상들까지 모두 시선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단연 시청자들의 관심을 끈 것은 이경규의 '버릴 것'. 먼저 그는 새 것과 다름 없는 골프채와 배드민턴에 대해 "나보다 필요한 사람에게 주고 싶다"라며 각각 정범균과 한철우에게 이를 선물했다.
이어 그가 꺼내든 것은 한 권의 책과 백권의 시나리오. 이는 이경규가 영화화하기 위해 판권을 사들인 책과 이를 위해 써온 시나리오들로 "더 좋은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버리겠다"고 다짐했다.
이경규의 피와 땀이 묻어있는 시나리오가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순간, 오히려 멤버들이 안타까움이 묻어있는 탄식을 보냈지만 본인은 "내가 다시는 영화하나 봐라"라며 농담 섞인 말로 미련을 훌훌 털어버렸다.
또한 그는 마음 속에서 버려할 것들로 '성깔'을 꼽으며 "여러분의 말도 귀담아 듣고 성깔도 고치겠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이처럼 장난과 진지함을 오가면서도 방송계의 '대부'다운 자세와 마음가짐을 잃지 않는 이경규의 모습이야말로 많은 후배들이 존경하는 진정한 고수의 포스가 느껴졌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PD 이경규가 간다'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