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 김성현 인턴기자] 배우 김하늘이 로맨틱코미디, 정통멜로 모두 제 옷 입은 듯 꼭 맞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4년 전 드라마 ‘신사의 품격’ 서이수로 로코퀸의 정점을 찍더니 이제는 이번에는 진한 정통멜로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본래 김하늘 하면 청순가련의 여주인공이었다. 그런 이미지를 벗기 위해 영화 ‘그녀를 믿지 마세요’, 드라마 ‘로망스’, ‘신사의 품격’에 도전했고, 그가 보여준 애교가 넘치는 비음과 청순한 큰 눈은 그를 로맨틱코미디의 여왕으로 불리게 했다.
하지만 이번 드라마로 김하늘은 그동안 쌓아온 ‘로코’ 이미지를 한 번에 벗어던졌다. 김하늘이 분한 KBS2 수목드라마 ‘공항 가는 길’ 최수아는 베테랑 승무원이다. 같은 회사 기장인 최진석(신성록 분)과 결혼해 10년째 살고 있지만, ‘아무것도 남지 않은’ 사이다. 함께 사는 것을 싫어하고 아이를 미션을 수행하듯이 대하면서 끊임없이 젊은 승무원과 연분을 뿌리는 그에게 지쳤다.
그러던 중 마음이 맞는 서도우(이상윤 분)를 만났고, 금기시 되지만 끌리는 마음을 거부하지 못했다. 김하늘이 그리는 수많은 감정 연기와 대사들은 보는 이를 공감시켰다.
최수아가 서도우와 약속한 ‘3無사이’가 깨지고 가장 믿고 의지했던 친구 송미진(최여진 분)과 남편의 과거를 알게 된 후 그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제주행을 택했다. 하지만 그리워했던 서도우와 재회했고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밀려드는 감정에 복받쳐 우는 최수아를 보며 많은 시청자은 이들의 헤어짐을 예감하면서도 두 남녀의 감정에 함께 울었다.
김하늘의 섬세한 연기는 ‘불륜극’이라고 비난받던 드라마를 ‘공감과 위로’를 주는 드라마라는 호평을 받게 했다. 그의 호연 덕분에 ‘공항 가는 길’은 ‘웰메이드’ 멜로로 불리고 있다.
올해 데뷔 18년차에 접어든 김하늘은 결혼 후 더욱 섬세하고 농익은 연기로 시청자 사랑에 보답하고 있다. ‘공항 가는 길’로 그는 지난 18년의 세월을 입증하듯 로맨틱코미디와 멜로 모두 가능한 탄탄한 중견배우로 자리 잡았다. 데뷔 이후 계속해서 굳어진 이미지를 벗고, 새롭고 다양한 캐릭터로 분하는 김하늘의 도전은 칭찬 받아도 충분하다. / coz306@osen.co.kr
[사진]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