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중 배우교체, 중간투입의 부담감은 결코 가볍지 않다. 배우 임수향은 앞서 연기하던 오지은이 부상으로 어쩔 수 없이 하차한 상황에서 배역을 이어받았다. 비교는 어쩌면 임수향에게 어쩔 수 없는 상황. 그럼에도 부담감을 이겨내고 작품에 녹아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수향은 3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일산MBC드림센터에서 열린 MBC 주말드라마 ‘불어라 미풍아’(극본 김사경, 연출 윤재문) 기자간담회를 통해 중간투입을 결정하기까지의 과정과 당시 심경, 합류한 이후의 고충 등을 털어놨다.
근심보다는 웃음이 만발했다. 경쟁작과의 비교에도 수치보다는 배우 간의 호흡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각오가 돋보였던 현장.
임수향 역시 비교와 우려의 시선에 정면 돌파했고, 앞으로도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나가며 승부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그녀가 오지은에 이어 받은 박신애 역은 김미풍(임지연 분) 가족을 도움을 받아 겨우 살아갔음에도 불구하고 전 재산을 들고 도망가며 작품 속 배신의 아이콘이 됐다. 겉으로는 여성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지만, 검은 속내를 품고 있는 입체적 인물. 이에 연기적으로는 북한 사투리로 보여주는 독백이 돋보이는 신이었다.
미풍과 이장고(손호준 분)의 착한 로맨스를 주로 선보이고 있는 만큼 신애 역은 작품의 갈등과 긴장감을 담당한다고 할 수 있다. 그녀가 노리고 있는 천 억대 재산은 미풍 출생의 비밀과 크게 연관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전개에도 상당한 키를 쥐고 있는 것.
임수향은 이런 중요한 역할을 단 이틀 만에 결정해야 했다고 밝혔다. 상대배우인 한주완에 따르면, 전작인 KBS ‘아이가 다섯’ 촬영을 마치고 뒤풀이 휴가를 떠났으나, 이틀째 되는 날 홀로 귀국할 만큼 작품에 대한 열의가 빛났던 배우다.
이틀 만에 합류를 결정하고, 또 이틀 만에 촬영에 나서야 했던 긴박한 상황에서 임수향은 자신의 몫을 제대로 해냈다. 13회부터 신애 역의 바통을 이어받았는데, 작품과 잘 어울리고 있다는 시청자들의 평이 대부분.
소위 막장이라고 불리는 개연성 없고 자극적인 소재와 전개가 있다면 쉬운 길을 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작품 속 착한 전개처럼 드라마도 착하게 앞으로 걸어가고 있는 바. 임수향은 “탈북자는 또 다른 사회적 소외자가 아닐까, 생각한다. 미풍이처럼 씩씩하게 살아가는 인물에 시청자들도 생각할 수 있는 요소가 분명히 있지 않을까”라며 앞으로 ‘불어라 미풍아’가 보여줄 전개 방향에 대해 귀띔했다. / besodam@osen.co.kr
[사진]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