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만 관객까지 넘어선 영화 '럭키'는 그 어떤 작품들보다도 배우들의 힘이 컸다. 그 중심엔 물론 배우 유해진이 자리잡고 있지만, 유해진과 함께 연기한 이준의 열연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일등공신이다.
목욕탕 비누로 인해 삶이 바뀌어버린 킬러와 무명배우. 유해진이 기억을 잃은 킬러로 웃음을 선사했다면 이러한 결과를 만들어버린 무명배우 재성은 '럭키'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임이 분명하다.
배우 이준은 이처럼 중요한 재성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망가짐도 불사했다. 그간 대중이 봐왔던 이준의 모습은 훤칠하고, 여심을 사로잡는 심쿵 미소에, 가끔은 카리스마 넘치고 가끔은 귀여운. 그야말로 '여심 킬러'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럭키'에서의 이준은 충격적. 머리는 마구 헝클어져있고 턱수염도 나있다. 어마어마하게 늘어난 민소매는 또 어떤가.
캐릭터를 위해 망가져야 할 것 같았다는 이준은 각오는 했지만, 본인 자신도 클로즈업을 보고 깜짝 놀랐다는 전언. 촬영하면서 거울을 보지 않았다는 이준은 "저도 클로즈업 보고 '내가 저랬어?' 생각했어요"라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외모에 대해 내려놓는다는 건 어려운 것은 아닌것 같아요. 거울을 안보면 그만이니까요. 하하. 실제로 그 당시에 거울을 안 봤어요. 그런데 영화관에서 제 클로즈업 장면을 보고 충격을 받았죠(웃음)."
망가짐도 불사할 정도로 이준이 '럭키'를 탐냈던 이유는 뭘까. 이유는 간단했다. 재밌었기 때문이었다. 신조어인 '현웃(현실로 웃음 터졌다)'라는 말까지 사용하면서 이준은 '럭키'의 코믹함이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재밌게 읽은 작품이 많았는데 이 작품은 소위 말해서 '현웃'이 터졌어요. 당시에는 캐스팅이 아무도 안 된 상태여서 과연 누가 하게 될까 궁금하기도 했고 캐스팅과는 상관없이 하고 싶었어요. 찍으면서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거든요. 흥행과는 상관없이 오직 제가 재밌어서 시작을 하게 된 거였죠."
선배 배우인 유해진과 함께 호흡을 맞춰 본 소감은 어땠을까. 아쉽게도 유해진과는 그리 많인 신을 함께 하지 못한 이준은 그럼에도, 유해진을 통해 정말 많은 것들을 배웠고 너무나 좋았다는 소감을 전했다.
"맞춰보는 기간에 되게 좋았던 건 제가 연극영화과를 나오진 않았지만 만약 그 과를 나오면 이런걸 배우겠구나 예상할 수 있었던 작업이었던 것 같아요. 회의도 많이 했고 같이 뭔가를 만들어보기도 하고 액션 같은 것도 힘들었는데 그런 장면들마다 되게 좋았어요. 정말 재밌게 촬영했죠." / trio88@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