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회 찌질함을 경신하고 있다”라는 말이 맞는 듯하다. 이상엽이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에서 찌질한 연기를 참 맛깔나게 선보이며 시청자들을 폭소케 하고 있다.
‘이렇게 코믹 연기를 잘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상엽은 JTBC 금토드라마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이하 이아바)에서 찌질함과 집착의 끝을 보여주고 있다. 거기다 친한 형 현우(이선균 분)가 수연(송지효 분)의 바람 때문에 힘들어하는 걸 지켜보며 현우보다 더 괴로워하는 등 눈치도 없다.
이상엽은 ‘이아바’에서 5년차 프로덕션 PD 안준영 역을 맡아 리얼하고 코믹한 연기로 ‘이아바’의 유쾌한 재미를 이끌어가고 있다.
이상엽은 전작 KBS 2TV 드라마 ‘마스터-국수의 신’에서 묵직하고 카리스마 가득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아바’에서는 완전 정반대다. 전작에서 보여준 모습이 전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안준영 캐릭터를 첫 회부터 완성도 있게 그려냈다.
안준영은 얼굴은 훈훈한데 철도 없고 찌질하다. 극 중 권보영(보아 분)이 SNS 친구맺기를 수락 안 해줬다고 계속해서 이유를 묻고 과거 함께 맛있게 먹었던 음식을 사서 선물해서 결국엔 보영이 눈앞에서 친구맺기를 클릭하는 걸 보고 안도하는, 집착도 대단하고 철도 없는 남자다.
이 찌질남을 이상엽은 자연스럽고 리얼하게 표현하며 안준영 캐릭터를 빛내고 있다. 특히 코믹한 표정이 압권이다. 2회분에서 현우가 수연의 바람을 의심하며 힘들어하고 있었는데 현우에게 이 얘기를 들은 준영은 현우보다 더 흥분하고 괴로워하며 눈물을 펑펑 쏟았다. 준영은 당사자인 현우가 민망할 정도로 눈 주위가 빨개질 정도로 울고 불륜 관련 새 프로그램 회의 때도 대놓고 현우가 안쓰럽다고 표현은 하지 못하고 아내의 불륜 얘기가 나올 때마다 울어 결국 회의가 진행할 수 없을 정도가 됐다.
2회에서 짠내를 유발했다면 지난 4일 방송된 3회분에서는 능청스러운 연기로 웃음을 선사했다. 현우가 수연의 밀회 당일 수연의 약속 장소인 호텔에서 기다렸는데, 카드키로만 사용할 수 있는 호텔 엘리베이터를 탈 방법이 없었다. 결국 현우를 찾아온 준영이 현우의 손을 잡고 프론트로 가더니 방을 하나 달라고 했다.
방이 없다고 하자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말도 안돼 거짓말. 우리 급한데. 어떻게 하냐”라고 징징거렸다. 마치 동성커플을 보는 듯 준영은 방이 없어서 속상해 앙탈을 부리는 듯한 연기를 펼쳐 웃음을 자아냈다.
이상엽이 얘기했던 대로 매회 찌질함을 갱신하지만 그 찌질함이 귀엽고 사랑스러워 절로 시청자들의 미소를 짓게 하는 매력이 있다. 앞으로 그의 활약이 기대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이아바’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