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화’가 종영했다. 전옥서 다모부터 외지부에 옹주까지 다양한 직업과 신분으로 살았던 진세연이 결국 백성들을 위해 사는 삶을 택하면서 그야말로 ‘권선징악’ 엔딩이 그려졌다.
MBC 주말드라마 ‘옥중화’(극본 최완규, 연출 이병훈 최정규)는 사극의 대가 이병훈 PD의 신작으로 초반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허준’, ‘대장금’, ‘동이’ 등 내로라하는 사극을 만든 이병훈 PD인 만큼 대대적인 관심 속 출발을 알렸지만, 그 관심이 곧 호평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었다.
새로움을 시도하기 위해 최초로 조선시대 감옥인 전옥서를 배경으로 했지만, 소재에서만 차별화를 뒀을 뿐 전개가 전작들과 비교해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전에는 재미를 느꼈을지 몰라도 더 이상 이병훈표 사극이 전 세대에 걸쳐 통하지는 않는다는 걸 깨닫게 된 계기. 평범했던 인물의 출생 비밀과 거듭된 악인들의 악행, 그리고 권선징악 엔딩은 물론 특유의 감초 캐릭터들까지 이번에도 등장했다.
악인 트로이카 대비(김미숙 분), 윤원형(정준호 분), 정난정(박주미 분)은 역사가 ‘스포일러’(예비 시청자들에게 미리 그 내용을 알림)가 아니더라도 비참한 최후를 맞을 거라는 것은 이병훈의 ‘옥중화’이기 때문에 예상 가능했던 일. 그 한 순간을 보기 위해 주인공 옥녀(진세연 분)와 그를 돕는 선한 이들의 고초를 51회 동안 지켜보는 것은 시청자들에게도 인내의 시간이었다.
지난 6일 방송된 마지막 회에서는 드디어 원형과 난정이 스스로 독약을 마시며 목숨을 끊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무려 방송 7개월 만의 시원한 전개였다. 옥녀는 그 어미가 악인들에게 쫓겨 전옥서에서 목숨을 잃고 자신 역시 수차례 목숨을 위협 당하는 고초를 겪어왔다. 윤태원(고수 분), 성지헌(최태준 분), 명종(서하준 분) 등 옥녀의 편에 서면 모두가 힘들었고, 복수도 계속해서 실패했다.
올림픽 중계로 인해 1회가 늘어나면서 51회로 종영한 ‘옥중화’. 긴 호흡을 이끌기에 더 이상 단순한 선악구도로는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된 계기다. 옥녀가 옹주로 복귀하고, 악인들이 벌 받는 단 한 컷을 보기 위해 7개월 동안 브라운관에 앉기엔 시청자들도 지치지 않을까. 게다가 옥녀와 남자주인공 태원의 사랑도 결국 증발해버렸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 besodam@osen.co.kr
[사진] '옥중화'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