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고다. 손에 꼽을 만큼 현존하는 걸그룹 중 탄탄한 가창력을 자랑하는 마마무(멤버 솔라, 문별, 휘인, 화사)지만, 라이브 공연 도중 결국 노래를 부르다 말고 고개를 숙였다. 차오르는 눈물 탓에 목이 메어 가사를 입밖으로 뱉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4인조 걸그룹 마마무가 돌아왔다. 네 번째 미니앨범 '메모리'로 11월 가요계에 컴백한 실력파 걸그룹은 7일 오후 V라이브로 진행된 '마마무 메모리 팬 쇼케이스 라이브'를 통해 자신들을 기다려준 팬들을 만나 신곡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쇼케이스에는 수백 명의 팬들이 마마무의 컴백을 축하하고자 모였고 신곡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근황토크, 게임까지 다양한 이벤트가 이뤄졌다.
마마무는 오프닝 무대 '그리고 그리고 그려봐'를 시작으로 MC 김신영의 진행에 따라 토크 및 이번 앨범의 콘셉트, 각종 게임을 통해 그간의 공백을 메웠다. 걸그룹 특유의 신비주의나 여성스러움 대신, 솔직하고 털털한 매력으로 어필하는 마마무의 귀여운 모습은 여전했다.
하지만 가창력과 음악성은 한층 깊어졌다. 본래 실력좋은 그룹으로 이름을 알린 이들이지만, 공백기간 동안 갈고닦은 실력들은 뮤지션으로서의 성장을 또 한번 엿보게 했다.
토크와 게임을 마친 멤버들은 마지막 엔딩 무대로 신곡 메들리를 이어갔다. 그 가운데 마마무의 '놓치 않을게'가 흘러나왔고 의상을 갈아입은 멤버들이 팬들과 하나하나 눈을 맞추며 공연을 이어나가고 있을 때였다. 갑작스럽게 등장한 영상 편지. 바로 마마무의 부모님이었다.
마마무 멤버들의 부모님은 큰 화면을 통해 멤버들에게 다정하게 말을 걸었다. 부모님과 떨어져 꿈을 위해 힘들어도 애써 웃으며 열심히 가수의 길을 걷는 딸들을 위한 부모님의 수줍은 영상편지. 주름이 가득한 얼굴로 환하게 웃으며 "우리 딸, 사랑해"라고 말하는 아버지의 모습에 멤버들은 노래를 멈춘 채 멍하게 영상을 바라봤다.
이후 적막이 흘렀고 공연을 위해 MR이 흘러나왔지만, 제 박자에 맞춰 목소리를 내는 멤버는 아무도 없었다. 조용히 눈물을 닦아내는 손짓만 분주할 뿐.
가까스로 감정을 추스른 휘인이 밝게 웃으며 팬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하지만 평소 강인해 보이던 화사조차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고 솔라는 아예 대성통곡을 하며 노래를 부르지 못했다.
자신들의 그룹이 씩씩하고 섹시하다는 뜻으로 '씩씩섹시'를 당차게 외치며 다른 이들에게 건강한 에너지를 주는 마마무. 하지만 어린아이처럼 서럽게 우는 멤버들의 모습은 그들이 부르는 애절한 사랑 노래와는 다른 종류의 울림을 남겼다. 팬들과 함께 하는 쇼케이스라 가능했던 색다른 장면이다.
가창력만 봐서는 '언니 같은' 그들이지만, 아직은 20대 초중반의 청년. 이날 흘린 눈물이 마마무 멤버들에게 이번 활동을 열심히 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길 응원해 본다. /sjy0401@osen.co.kr
[사진] 네이버 V라이브 화면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