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락비보다 조금 더 세다.”
블락비지만 블락비가 아니다. 조금 더 세고 퍼포먼스의 농도는 짙어졌다. 햇수로 데뷔 6년차를 맞이한 블락비에서 유닛 그룹 블락비 바스타즈가 탄생했다. 지난해 4월 첫 번째 앨범 ‘품행제로’로 출격했고 올 10월 두 번째 미니 앨범 ‘WELCOME 2 BASTARZ(웰컴투바스타즈)’를 냈다. 블락비 바스타즈는 래퍼 피오와 보컬 유권, 비범이라는 색다른 조합이 이색적이어서 음악행보에 한층 관심이 쏠리고 있다.
블락비 바스타즈는 7일 서울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유닛을 결성한 이유와 그간의 활동, 앞으로의 포부, 관심사 등 여러 가지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털어놨다.
세 사람은 지코(25)에 대해 “바스타즈를 동생 돌보듯 애틋하게 생각해주는 것 같다. ‘열심히 했어’ ‘수고했어’라는 얘기를 해준다”며 “지코가 바쁜 와중에도 직접 딘 형에게 곡 작업을 부탁해줬다. 따뜻한 사람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유권은 “저희 멤버들끼리 단체 카톡방이 있는데 저희가 연습한 영상을 올리면 멤버들이 조언을 많이 해준다. 지코가 전화를 해서 ‘여기서는 너가 이렇게 해주면 좋겠다’는 말을 해주기도 한다. 굉장히 고마웠다”고 마음을 전했다. 하지만 두 번째 앨범의 성적이 기대 만큼 좋지 않아 스스로 실망했다고.
“사실 차트 순위에 있을 줄 알았는데 너무 금세 빠졌다. 순위에 없던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품행제로’ 만큼 될 줄 알았는데 스스로 실망스러웠다. 요즘 내로라하는 가수들이 많이 나오셔서 차트가 전쟁터인 것 같다. (순위에 없어)당황스럽고 슬프다. 아직까지 떨쳐버리지 못했는데 앞으로도 무대에서 최선을 하도록 노력하겠다.”
이어 “지코의 테두리 안에서 하고 싶다.(웃음) 우리까지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서 작곡을 시도하게 됐는데 다음에도 앨범을 또 내려면 저희가 잘해야 한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다. 저희들의 정체성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 달라.(웃음)”
피오(24)는 그간 믹스테이프를 자주 발표하는 등 래퍼로서의 실력을 유감없이 선보였으며 작사 작곡 능력을 갖춘 소위 ‘작곡돌’이다. 매력적인 음색으로 블락비 안에서도 다양한 장르를 소화해내고 있다.
“연기를 좋아해서 친구들과 극단도 하고 있다. 2월에는 소극장에서 연극을 했었다. 연극 공연도 계속하고 있고, 기회가 된다면 대중에 연기하는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다. 특별히 오디션을 본 적은 없는데 내년부터는 연기하는 모습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하하.”
비범(27)은 블락비의 보컬. 크루 ‘ALL EYES ON ME’를 통해 수준급의 댄스 퍼포먼스를 선보이곤 했다. 그 역시 꾸준히 연기수업을 받으며 실력을 쌓아가고 있다고 한다. 완전히 준비를 마치면 다양한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털어놨다.
또한 Mnet ‘힛 더 스테이지’에서 댄스 실력을 발휘한 유권(27)은 블락비의 댄서이자 보컬이다. 뮤지컬 ‘올슉업’에서 주연으로 발탁돼 공연을 이끄는 중심축으로서 역할을 해냈다. “저는 뮤지컬을 해보고 싶다. 제가 할 수 있고, 해보고 싶은 것이 다 녹아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매번 똑같은 연기지만 라이브라 매일이 다르다. 뮤지컬 세 작품을 했었는데 그것의 매력에 빠져서 계속 해보고 싶다”고 공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세 사람 모두 가수로서, 향후에는 배우로서 대중에 인정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최근 두 번째 앨범 활동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틈틈이 동료 가수들의 무대를 모니터하고 체크하며 자극을 받기도 한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것이다.
이들은 엑소 첸백시의 무대가 인상적이었다며 “새로운 에너지를 뿜어내시는 것 같아서 새롭고 인상적이었다. 그렇게 친하진 않지만 리허설을 유심히 보게 되더라. 노래까지 다 외웠다”고 칭찬했다.
유권은 요즘 ‘국민 걸그룹’으로 떠오른 트와이스를 보며 힐링 받고 있다고 했다. “너무 어리고 귀엽고 예쁜 분들이 무대를 잘 소화하지 않나. 흐뭇하고 힐링이 된다. 자연스럽게 입꼬리가 올라간다. 너무 귀엽다. 저는 멤버들 다 좋다”고 말했다.
한창 일과 사랑에 빠져있을 청춘들이기에, 이날 연애사에 대한 이야기가 빠지지 않았다. 유권은 열애 중인 사실을 숨기지 않고 당당하게 밝혀온 바 있다. 그는 “(연예인이라는)이런 직업에 대해 이해해줄 사람을 만나기 쉽지 않은데 활동을 해봤던 사람이라서 이해심이 깊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겉보기엔 악동처럼 세보이지만 얘기를 나눌수록 자신의 꿈을 위해 착실하게 준비해 나가는 청년들임을 알 수 있었다. 보헤미안 기질과 경쾌한 유머 감각 등 특유의 매력을 지닌 세 사람.
이들이 보여주는 음악적 스펙트럼은 넓지만, 꾸민다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을 편안하게 드러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단지 인기에만 영합하는 가수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블락비는 앞으로도 쭉 함께 하고 싶다. 신화 선배님들처럼 오래하고 싶다. 나중에는 각자 활동을 하더라고 다시 뭉쳐서 앨범 활동을 하고 싶다. 해체 이런 거 말고.(웃음) 혹여나 앨범 발매가 늦어지더라도 준비해서 나오는 그룹이 되고 싶다.”/ purplish@osen.co.kr
[사진] 세븐시즌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