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전개다. 의사들이 사랑하고 성장하는 뻔한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낭만닥터 김사부’가 파격적인 전개로 시선몰이를 확실히 했다.
지난 7일 첫 방송된 SBS 새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는 진짜 의사 김사부(한석규 분)와 김사부의 도움 속 진짜 의사가 되는 강동주(유연석 분)와 윤서정(서현진 분)의 이야기를 다룬다. 병원을 배경으로 사람 살리는 의사들의 뭉클한 인생사, 특히 사랑과 성장을 건드리는 한국형 의학 드라마다. 장르를 따지면 휴먼 멜로에 가깝다. 그래서 의사들이 사랑하고 성장하는 이야기에 익숙한 안방극장에 구미를 확 당길만한 드라마라고 꼽기엔 애매했다.
믿고 보는 배우 한석규가 출연하고 ‘제빵왕 김탁구’, ‘가족끼리 왜이래’, ‘구가의 서’를 통해 뻔한 이야기로도 뭉클한 감동을 만들었던 강은영 작가의 신작이라는 점에 기대 지점이었다. 여기에 유연석과 서현진의 연기 변신도 주목받았다. 뚜껑이 열린 ‘낭만닥터 김사부’는 등장인물들이 신선하진 않지만 흥미는 가득했다. 카리스마와 비밀이 가득한 김사부의 사연이 궁금했고, 성공에 대한 야망이 큰 독불장군 강동주의 아픔과 변화가 기대됐으며, 큰 시련을 겪고 절망에 빠진 서정의 성장이 궁금했다. 배우들의 호연도 역시 기대 이상이었다. 서현진의 힘이 느껴지는 빼어난 연기, 그리고 유연석의 멋있으면서도 고뇌에 잠긴 인턴 의사로의 완벽한 변신이 호평을 받고 있다. 한석규는 잠깐의 등장으로도 극을 씹어먹었다.
이야기가 종잡을 수 없었다. 첫 방송부터 동주와 서정은 설렘을 느꼈지만 서정의 남자친구가 외도를 하고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인생의 나락으로 빠졌다. 동주의 서정에 대한 죄책감과 과거 트라우마가 향후 김사부와의 관계를 형성하는데 어떤 영향을 끼칠지가 호기심을 자극했고, 김사부가 왜 시골 촌구석 병원에 머무는지에 대한 이유도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강 작가의 이야기는 예상 못한 뭉클한 감동을 안긴다. 화려한 대사로 장난을 치거나 과한 수식을 하는 게 아니라 담담하면서도 우리네 인생사를 콕 박아넣어 감동을 일으키는 작법이다. 그래서 흔하디 흔한 이야기도 특별하게 만드는데 이번 ‘낭만닥터 김사부’ 역시 그랬다.
‘낭만닥터 김사부’가 참 재밌는 드라마였다. 뻔한 듯 해도 뻔하지 않고 뒷 이야기가 참 궁금한 드라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전개, 많은 시청자들이 이 드라마를 선택했고 첫 방송부터 동시간대 지상파 3사 드라마 시청률 1위를 한 이유가 있었다.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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