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승무원으로 평범하지만 순탄하지 않은 삶을 살아오던 수애에게 갑자기 날벼락이 떨어진다. 날벼락의 정체는 젊고 잘 생긴 새 아버지 김영광과 엄청난 빚. 황당한 상황이지만 수애와 김영광은 설득력 있는 연기로 차츰차츰 이 로맨스에 빠져들게 하고 있다.
지난 7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우리 집에 사는 남자’(이하 우사남)에서는 홍나리(수애 분)가 고난길(김영광 분)과의 과거를 기억해내는 과정이 그려졌다.
나리는 본격적으로 난길과 어머니 신정임(김미숙 분) 그리고 빚의 상관관계를 밝히기 위해 장기휴가를 내고 난길과 함께 살기로 한다. 난길은 그런 나리를 보며 난감해하고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괴롭히면서 서울로 돌려보내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난길과 나리가 티격태격 말다툼하는 모습은 보는 사람을 절로 미소 짓게 한다. 서울로 돌려보내기 위해 트집을 잡고 괴롭히는 난길은 한 마디도 지지 않고 모두 맞받아치는 나리를 어쩔 줄 모른다. 두 사람은 입으로는 싸우고 있지만 둘 사이에 흐르는 기류나 눈빛은 연인 사이라고 느껴진다.
이날 방송 마지막 장면에서 나리의 눈빛은 난길에 대한 애정과 고마움이 물씬 담겨있었다. 나리의 달아오른 얼굴과 숨소리 그리고 까치발까지도 사랑스럽다. 이런 사정을 모르는 난길의 당황한 표정까지 이 커플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장면으로 더없이 완벽했다.
나리의 감정에 시청자가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난길 덕분이다. 난길은 평생 나리를 지키기 위해서 살아온 인물. 인생을 바쳐 나리를 위해 살아온 난길의 마음에 나리가 응답했다는 것 자체가 시청자에게는 감동적이게 다가온다.
새 아버지와 로맨틱 코미디라는 다소 황당한 설정의 드라마지만 주연 배우인 김영광과 수애는 훌륭한 연기를 펼치며 황당함을 설렘으로 바꾸고 있다. 두 사람의 로코가 과연 월화극 1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pps2014@osen.co.kr
[사진] '우사남'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