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파이팅.”
전 SBS 아나운서 김일중이 포토월 앞에서 이처럼 파이팅 넘치는 말로 큰 웃음을 안겼다. 그는 해맑은 표정으로 양손으로 브이를 그려 보이기도 했다.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웨딩홀에서 열린 새 예능 ‘살림하는 남자들’의 제작발표회에서 김일중의 의지가 돋보였다. 이제는 한 회사의 아나운서가 아닌 프리랜서로서 본인만의 매력과 본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또 집 공개는 물론, 아내와 살림으로 티격태격하는 모습도 공개할 수 있다고.
그는 제자리로 돌아와 개그맨 문세윤을 향해 “너 때문에 망했다”고 민망한 웃음을 지었다. 바로 앞 순서에 포토월에 선 그가 아이처럼, 개구쟁이 같은 포즈를 지어 취재진에 유쾌한 웃음을 안겼기 때문이다.
이어 김일중은 “여성 시청자분들이 그들의 남편에게 ‘저 남자는 저런데 당신은 뭐야?’라는 소리를 하실 것 같다. 그동안 제가 집안일을 도외시했던 게 사실이다. 100시간 동안 일을 해보니 그동안 아내를 너무 도와주지 않았던 게 아닌가 후회된다. 제가 욕받이로서 열심히 해보겠다”라고 말했다.
김일중은 프로그램을 녹화하면서 100시간의 살림을 도왔다면서 "그동안 아내가 집안일을 할 때 좀 도와줄 걸 그랬다는 생각이다. 모른 척했던 게 사실이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지속적으로 100시간을 채워야한다는 생각이다"라며 "이어 봉태규 씨가 계속 (작품)일을 잡는 게 살림을 피하려고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에 봉태규는 "김일중 씨는 우리가 생각으로만 하는 걸 입으로 꺼내는 게 장점이다. 정말 대단한 능력"이라고 말해 분위기를 높였다.
문세윤은 “시청자분들이 살림 팁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라며 “저는 살림계의 박지성이다. 멀티 플레이어다. 특별한 주종목은 없지만 고루고루 잘하는 남자다. 저는 김일중 씨와 비교되는 남자다. 만약 안티가 생긴다면 김일중 씨에게 가시면 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우 주현과 횡성 한우 성대모사로 제작발표회 현장의 분위기를 띄웠다.
정글과 같은 일터에서 하루를 치열하게 사는 부부들. 퇴근 없이 집안일에 시달리는 아내, 집에선 쉬기만 하는 남편. 이처럼 남녀의 입장 차이로 시간이 흘러도 언제나 뜨거운 감자인 살림이라는 영역에 도전한다.
김승우는 "문세윤, 김정태, 봉태규 씨는 정말 살림을 잘한다. 저와 하태권 씨는 중간 정도의 실력이고, 김일중 씨는 쓰레기다(웃음)"라면서 "저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살림 실력을 늘려나가서 아내에게 사랑받는 남편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봉태규는 "저는 항상 예능을 좋아했고 하고 싶었다. 이번에 좋은 기회로 출연하게 됐다.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살림 1.5년차로, 공백기 때문에 전업주부가 됐다고 한다. '살림은 도와주는 게 아니라 함께 하는 것이다'라는 명언을 남기며 살림9단 '봉줌마'가 됐다고. 그가 살림하는 모습은 어떨지 관심을 높인다.
‘살림하는 남자들’이 돈 잘 버는 남자가 좋은지, 아니면 살림을 잘하는 남편이 좋은 건지 결혼생활에서 직면하는 논쟁을 주제로 풍성한 이야기 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11시 10분 첫 방송될 예정이다.
연출을 맡은 이민정 PD는 “아내를 도와주고 싶은 남편의 마음이 더 많이 다뤄지고 있기 때문에 프로그램만의 차별점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라고 기대감을 높였다. / purplish@osen.co.kr
[사진] 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