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안방극장을 가슴 떨리게 한 감성 멜로 KBS 2TV ‘공항 가는 길’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오는 10일 종영하는 이 드라마는 이미 배우자가 있는 두 남녀의 위험한 사랑과 따뜻한 위로를 담으며 불륜 소재 드라마답게 방영 내내 뜨거운 불판을 마련했다. 단순히 불륜을 미화하는 자극적인 드라마는 아니었기에 주부 시청자들의 엇갈린 시선 속에 방영됐다.
‘공항 가는 길’은 각자 다른 이유로 배우자와 멀어지는 최수아(김하늘 분)와 서도우(이상윤 분)가 서로에게 안식처가 되며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수아와 도우는 배우자들에게 받은 상처로 인해 힘겨워할 때 마주했고 위태로운 사랑을 키워갔다. 그렇다고 불륜을 미화하는 접근은 아니었다. 두 사람은 늘 불안해 했고 죄책감 속 관계를 이어갔다. 두 사람의 배우자인 박진석(신성록 분), 김혜원(장희진 분)과의 관계 변화에도 초점을 맞췄다. 인생사 모든 결과물에 다양한 요인이 있듯, 네 사람의 뒤틀린 관계에 인생살이를 담았고 각자의 시선에서 결혼 생활의 파탄의 이유를 찾으며 볼 수 있었다.
수아와 도우도, 그리고 두 사람을 실망시킨 배우자들 모두 관계를 유지하는데 노력이 필요했다는 시각은 드라마를 다채로운 시선에서 볼 수 있었다. 그래서 마냥 도우와 수아를 응원할 수도, 마냥 진석과 혜원을 딱하게 바라볼 수도 없는 드라마였다. 각자의 실수, 각자의 잘못이 엉켜 네 남녀에게 불륜과 이혼 위기라는 안타까운 상황에 이르렀다. 이 드라마는 차근차근 벽돌을 쌓듯 네 남녀의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아무리 개연성 있게 이야기를 펼치려고 해도 기혼 시청자들을 100% 설득할 수는 없었다. 섬세한 감정선을 다룬다고 해도 일단 불륜이라는 소재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았다. 뭘 해도 불륜 드라마라는 날선 시선이 있었고, 한쪽에서는 인간 관계를 다룬 드라마라는 항변도 있었다. 시청률은 크게 높지 않았지만 방영 내내 인터넷이 뜨거웠던 이유가 여기 있다.
‘공항 가는 길’은 김하늘과 이상윤이 힘들게 펼쳐놓는 감정선을 보는 재미가 컸다. 또한 딱한 악녀였던 장희진의 연기는 방영 내내 호평을 받았다. 배우들의 열연 속 천천히 휘몰아치는 이야기를 감성적으로 전달하는 분위기로 고정 시청자들을 강하게 끌어당겼던 ‘공항 가는 길’, 이제는 많은 이들이 결말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 드라마에서 힘든 사랑과 갈등을 벌이는 네 남녀는 어떤 길을 택하게 될까. / jmpyo@osen.co.kr
[사진]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