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드라마 뭐지?' 싶다가도 끊을 수가 없어 계속 보게 된다. 단순한 의학 드라마인 줄 알았는데 허를 찌르는 코미디에 미스터리까지 가미가 됐다. 알고보면 있을 거 다 있는 돌담병원 속 의사들의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는 지방의 초라한 돌담 병원을 배경으로 괴짜 천재 의사 김사부(한석규 분)와 열정이 넘치는 젊은 의사 강동주(유연석 분), 윤서정(서현진 분)이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1회에서는 과거 이들의 운명적인 만남이 속도감 있게 전개됐고, 2회에서는 그로부터 5년이 지나 돌담병원에서 재회한 세 사람의 묘한 인연을 그려냈다. 흙수저인 동주는 어떻게든 VIP를 잡아서 성공을 하겠다는 일념으로 자신이 맡은 환자의 수술도 미루고 VIP의 수술을 맡았다가 좌천당하고 말았다.
동주를 다시 만난 서정의 대사에서도 알 수 있듯 5년이라는 시간은 동주를 참 많이도 변화시켰다. 그는 겁도 많고 변명도 많아졌다. 과거 먼저 온 응급 환자를 방치했다며 서정을 몰아세웠던 동주는 이제 사라지고 없었다. 서정 역시 5년 전 사고로 인해 손을 다쳤고, 환영에까지 시달리고 있었다. 결국 서정은 자신의 손으로 자해까지 했는데, 어떻게든 연줄을 잡아서 본원으로 복귀를 하려했던 동주는 이 충격적인 상황을 목격한 뒤 후회의 눈물을 흘렸다.
이 과정에서 '낭만닥터 김사부'는 1회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속도감 있는 전개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의학 드라마 특유의 무거움만 있을 줄 알았는데 의외의 곳에서 터지는 코믹 요소는 생각지도 못한 재미를 유발했다. 특히 돌담병원의 행정실장인 장기태 역의 임원희와 유연석의 첫 만남은 시청자들을 빵 터지게 만들었다.
장기태는 진료 때문이 아니라는 동주에게 "그럼 퇴원 수속이냐. 2번 창구로 와라"고 하더니 옆 자리로 옮겨 앉았다. 마치 시트콤을 보는 듯한 그의 기상천외한 행동은 그 이후에도 종종 포착이 됐는데, 앞으로 임원희는 '낭만닥터 김사부'를 즐기는 또 다른 요주의 인물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동주와 김사부의 카지노 재회부터 동주의 악몽, 동주의 눈에는 안 보이지만 돌담 병원 사람들에게는 잘 보이는 의료 장비 등 숨어있는 깨알 코믹 요소를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또 김사부라는 인물이 등장할 때마다 풍기는 미스터리한 분위기나 서정의 트라우마 등은 눈을 뗄 수 없는 긴장감을 형성하기도 했다.
여기엔 배우들의 호연이 바탕이 된다. 누구하나 부족함 없는 연기로 극적 재미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2회부터 본격 등장한 한석규의 존재감은 절로 감탄이 터져나온다. 한석규가 이끌기에 더욱 믿고 본다는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첫 의학 드라마임에도 분명 어딘가에 저 사람이 살고 있을 것 같은 현실감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그다.
호기심을 최대로 끌어올리며 초반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낭만닥터 김사부'가 지금껏 본 적 없는 의학 드라마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지속적으로 얻어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parkjy@osen.co.kr
[사진] '낭만닥터 김사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