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음악회’가 이런 특수효과도 써?”
감성을 촉촉하게 적시는 빗방울. 그 안에서 특유의 소울 가득한 보컬로 ‘가끔’의 첫 마디를 읊조리는 크러쉬. 누가 봐도 분위기를 위해 만들어낸 기가 막힌 특수효과였다. 우비를 뒤집어 쓴 관객들이 잡히기 전까지는.
감정이 무르익으면서 빗방울은 거세져 폭우가 됐고, 크러쉬는 안 그래도 작은 눈을 잘 뜨지도 못한 채 노래를 이어갔다. 본인도 이 상황이 웃겼는지 노래 중간에 피식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노래 말미에는 눈물인지 빗물인지 모를 것들을 연신 닦아내기도. ‘오늘은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지’, ‘오늘 밤은 유난히 추워’ 등의 가사도 압권이다.
하늘도 울고 크러쉬도 울었다. 최근 방송 된 KBS1TV ‘열린 음악회’의 한 장면. 이후 이 영상과 화면을 캡처한 ‘짤’들이 인터넷을 강타했다. 각종 커뮤니티에는 웃음을 빵 터뜨리는 다양한 제목들로 이 콘텐츠들이 올라와 공유되며 퍼지기 시작한 것. 앞서 그가 ‘멍 때리기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소식만큼이나 ‘핫’하다.
놀라운 것은 신이 피처링을 한 이 열악한(?) 환경에서도 끝까지 감정선을 이어가며 무대를 완벽하게 마무리했다는 것. 오히려 ‘감정이입과 가사전달력이 최고였다’는 평까지 나온다.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한 것.
네티즌들의 반응이 재미있다. “처음에 진심 특수효과인줄 알고 ‘열린 음악회’ 다시 볼 뻔”, “감정 표현하는 표정이 압권이네요”, “신이 내린 무대네”, “멋있는데 귀여워”, “섹시한데 웃기다”, “그 와중에 노래 진짜 잘하네” 등이다.
크러쉬의 희망은 제대로 성사(?)됐다. 앞서 그는 “비가 오는 날 노래를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한 바. 이번 무대를 통해 온몸으로 노래하며 소원을 성취한 셈이다.
한편 크러쉬는 지난달 14일 새 앨범 ‘wonderlust’를 발매하고 타이틀곡 ‘어떻게 지내’로 각종 온라인 음원차트 1위를 휩쓸었고, 아직까지도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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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열린음악회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