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보아의 멱살을 잡는 수애를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철저하게 망가지는 것은 물론이고 밉상녀 조보아의 멱살을 잡아 흔드는 행동까지 자연스럽게 해내는 수애가 있어 '우사남'이 더욱 재미있어지고 있다.
수애는 현재 KBS 2TV 월화드라마 '우리집에 사는 남자'(이하 '우사남')에서 5년차 승무원이자 자존심 세고 당찬 겉모습과는 달리 언제나 감성과 이상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여주인공 홍나리를 연기하고 있다.
9년만에 로코 도전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수애는 매회 코믹하면서도 러블리한 매력을 발산하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오랫동안 사귄 남자친구가 후배와 바람이 났고, 어머니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뒤 갑자기 자신을 아버지라고 소개하는 한 남자가 나타났으며, 삼촌과 아버지가 남긴 빚의 존재까지 알게 됐다. 그야말로 제정신일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된 것. 삼재라고 해도 이것보다는 낫겠다 싶을 정도.
이 과정에서 숨 쉴 틈 없이 펼쳐진 수애의 코믹 연기는 매회 극적 재미를 끌어올리는 이유가 됐고, 지금은 법적 아버지가 된 고난길(김영광 분)과 묘한 분위기를 형성, 설렘 지수까지 높이고 있다.
특히 지난 8일 방송된 6회에서는 밉상 후배 도여주(조보아 분)가 자신의 집에 찾아와서는 자신의 방 사진을 몰래 찍어 SNS를 통해 공개를 하자 곧바로 "욕 나오게 하네"라며 센 언니 포스를 물씬 풍겼다. 그리고 곧바로 도여주의 멱살을 움켜쥐며 "가라 가"라고 분노했다.
수애는 지금껏 특유의 여성미 가득한 단아한 이미지로 '단아 수애'라 불려왔다. 드라마와 영화 속에서도 수애는 단정하고 고혹미 가득한 매력을 가득 뿜어내곤 했었다. 물론 '아테나'와 같은 드라마에서는 놀라운 액션 연기를 보여주기도 했지만, 수애가 가진 단아하고 묵직한 이미지는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수애는 이번 '우사남'을 통해 어떤 장르도 소화가 가능한 여배우임을 스스로 입증해냈다. 섬세한 감정 연기는 기본이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흐트러짐 없이 홍나리에 몰입하는 수애의 연기력은 칭찬 받아 마땅하다. 김영광 이수혁 김지훈 등 출연배우들과 만들어내는 최상의 연기 호흡은 수애가 왜 '갓수애'라 불리는지를 정확히 알게 한다. 비록 시청률에서는 크게 웃지 못하고 있는 '우사남'이지만 수애의 또 다른 얼굴을 발견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값진 의미가 있다. /parkjy@osen.co.kr
[사진] '우사남'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