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연석이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이야기의 핵심이 되는 ‘키포인트’였다. 서현진이 트라우마를 겪는 원인을 제공하고, 의사로서 환자를 살려야 한다는 신념과 성공 야망 사이에서 갈등을 하는 강동주로 극의 긴장감을 높였다. 모두가 기대하는 로맨스는 물론이고 간혹 코믹 장치까지 완벽히 소화하는 그야말로 중심축이다.
유연석은 이 드라마에서 윤서정(서현진 분)이 전공의 시절 기습 키스를 한 죄책감을 갖게 만든 동주를 연기한다. 서정은 동주에게 흔들린 후 연인(태인호 분)을 잃었다. 물론 이 연인이 바람을 폈다는 것은 서정이 모르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서정은 이 사건 후 정신 충격에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지난 8일 방송된 2회에서 동주는 서정이 혼란스러워 하는 모습을 목격했고, 그 배경에 자신이 있다는 것은 알아차리지 못했다.
수년의 시간이 흘렀고 서정은 고통스러워 전문의가 되지 못했다. 집안이 빵빵하지 않다는 이유로 병원 내 희생양이 돼서 지방 분원으로 내려온 동주는 독기가 바싹 오른 상태. 환자를 살리는 의사보다는 성공하기 위한 의사가 된 동주의 타락이 흥미롭게 펼쳐졌다. 앞으로 진짜 의사 김사부(한석규 분)와 모든 것을 잃고 재기해야 하는 서정과 만나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2회에서 서정의 망가진 모습을 보고 충격에 빠진 동주의 혼동, 그리고 여전히 서정을 애틋하게 바라보는 마음이 복잡하게 얽혔다. 모두가 기대하는 인간과 의사 동주의 성장, 서정과의 로맨스 외에도 예상 못한 코믹 장치도 있었다. 음산한 분위기의 돌담 병원서 잠들어 악몽을 꾸는 동주의 모습은 웃음이 터졌다. 또한 병원 정치 싸움에서 생존하기 위해 비굴하게 구는 행동과 어떻게든 성공하려는 야망이 교차되며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캐릭터와 이야기가 가진 다각도의 매력 외에 유연석이라는 배우가 표현할 감정선이 눈길을 끌었다. 설렘과 갈등, 그리고 충격 이 세 가지 감정을 표출하며 유연석이 이 드라마의 다양한 이야기의 핵심 열쇠라는 점을 알 수 있게 했다.
부드러운 인상의 유연석의 선과 악 경계에 놓여 고뇌하는 연기가 ‘낭만닥터 김사부’의 이야기를 좀 더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SBS 제공, '낭만닥터 김사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