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고의 부자를 떠올릴 때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인물이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61)와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86)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다. 최근엔 마크 저커버그(32, 이상 미국) 페이스북 최고경영자가 부호 반열에 올랐다.
또 한 명 빼놓을 수 없는 이가 '부동산 부호' 도널드 트럼프(70)다. 그는 지난달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미국 400대 부자 리스트서 37억 달러(약 4조 2630억 원)의 재산을 보유해 156위에 이름을 올렸다. 9일(한국시간)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트럼프에게 '돈'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트럼프는 트럼프 기업의 회장 겸 사장을 맡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부동산 투자자로 꼽힌다. 트럼프는 지난 1946년 미국 뉴욕에서 중견 부동산 업자의 아들로 태어나 아버지 프레드 트럼프를 따라 부동산 사업을 시작했다.
트럼프는 1970년대 뉴욕에서 진행된 대규모 개발 사업에 참여하면서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소유한 유명 부동산만 수두룩하다. 뉴욕 주 5번가의 초고층 건물인 트럼프 타워를 비롯해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타워, 마이애미 팜비치의 유서 깊은 마라라고 골프클럽 등이 모두 트럼프의 것이다. 또 대단한 골프광인 그는 스코틀랜드를 비롯해 11곳에 골프장을 갖고 있는데 이 중 대다수가 최고의 골프코스로 선정된 바 있다.
트럼프는 트럼프 엔터테인먼트 리조트를 설립해 전 세계에 호텔과 고급 콘도미니엄 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1996년엔 미스 유니버스 조직회를 인수해, 매 해 미스 유니버스, 미스 USA, 미스 틴 USA 대회를 열었다. 1999년엔 뉴욕 맨해튼 소호에 트럼프 모델 매니지먼트라는 패션 모델 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트럼프 모델 매니지먼트는 다른 트럼프 계열사인 트럼프 매니지먼트 그룹과 함께 2000년부터 250여 명의 외국 패션 모델들을 데려와 미국의 패션 산업에 진출시켰다.
전국적 인지도를 얻게 된 건 2004년부터 NBC서 리얼리티 방송 어프렌티스를 진행하면서 부터다. 이 프로그램에선 견습생 참가자들이 트럼프의 회사 중 하나를 연봉 25만 달러, 1년 계약으로 경영하는 조건을 두고 경쟁을 벌인다. 매회 트럼프가 1명씩 해고하며, 최후에 살아남은 1인이 계약을 따내는 승자가 되는데 많은 인기를 끌었다.
부와 명예를 모두 얻은 트럼프는 2015년 7월 새로운 길에 발을 내딛는다. 바로 정계 진출이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해 2016년 7월 기어코 공화당대회서 대선 주자가 되었다. 2000년 대선서 개혁당 소속으로 출마해 경선에서 탈락한 아픔을 깨끗이 지우는 순간이었다.
트럼프는 당초 대선 흥행을 위한 카드로 주목을 받았지만 계속된 그의 인종, 성적 차별적 그리고 직설적 발언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지지도가 올라가며 '트럼프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러한 행보는 힐러리 로댐 클린턴(69)과의 미국 대선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돈'이라는 확실한 무기를 가진 트럼프가 클린턴과의 대선 경쟁에서 짜릿한 역전극을 연출하기 직전이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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