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힘'이라고 한다면 오랜시간 머릿속에 남는 '잔상'이다. 뇌리에 남는 잔상은 영화 속 아름다운 명장면일 수도 있고 한 편의 시같은 대사가 될 수도 있다. 그 가운데 재치있는 대사로 유행어를 만들며 기억되는 영화와 스타도 있다. 유행어가 된 영화 속 대사, 그리고 스타들을 한 자리에 모아봤다.
# '곡성' 김환희 "뭣이 중헌디!"
지난 5월 개봉한 '곡성'에서 아역 김환희의 명대사다. '뭣이 중헌디'는 '곡성'의 흥행에 힘입어 각종 예능프로그램부터 온라인에서 다양하게 패러디되며 확대양산됐다. '뭣이 중헌디'는 종구 역으로 출연한 곽도원이 이상해진 딸 효진(김환희 분)을 추궁할 당시, 내뱉은 대사로 아역답지 않은 섬세한 연기력과 강렬한 대사의 시너지가 제대로 맞아 떨어졌다는 평가다.
# '베테랑' 유아인 "어이가 없네?"
지난해 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가장 뜨거운 한해를 보낸 작품을 꼽자면 '베테랑'이다. 그 가운데 극 중 재벌 3세 조태오 역을 연기한 유아인은 물오른 연기력으로 광기서린 조태오를 오롯이 제것으로 만들어 연말 시상식을 모두 휩쓸었다. 그 가운데 유아인의 극 중 대사 '어이가 없네'는 다양한 예능프로그램 및 광고에서 패러디될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 '타짜' 김혜수 "나 이대나온 여자야."
지난 2006년 개봉한 영화 '타짜'에서 도박판의 꽃, 정마담 역할을 연기한 김혜수가 만든 유행어다. 아름다운 외모와 치명적인 섹시함을 가진 정마담이지만, 배우지 못한 컴플렉스가 명문대학교 '이대'에 오롯이 함축된 대사로 재치있는 시나리오와 김혜수의 연기력이 제대로 시너지를 보여 짧지만, 강렬한 명장면을 만들었다.
# '추격자' 김윤석 "야 4885."
배우 김윤석과 하정우의 진가를 제대로 알린 영화 '추격자'(2008년) 속 김윤석의 명대사다. 자신이 관리하던 여성들이 줄줄이 실종되자 직접 찾아나선 엄중호(김윤석 분)가 망원도 골목에서 마주한 연쇄살인범 지영민(하정우 분)을 휴대전화 뒷번호로 짐작하고 외치는 대사다. 굵직한 김윤석의 목소리와 강렬한 눈빛이 보는 이들의 심장을 더욱 쫄깃하게 만들었다.
# '건축학개론' 조정석 "납득이 안돼요 납득이."
지난 2012년 개봉한 영화 '건축학개론'으로 스타덤에 오른 신 스틸러, 조정석의 대사다. 이재훈의 친구 역으로 잠깐 출연한 조정석이었지만, 익살스러운 생활연기와 우스꽝스러운 패션으로 친구 이재훈에게 연애하는 방법에 대해 '열정 강의'를 펼쳐 관객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 '친절한 금자씨' 이영애 "너나 잘하세요."
지난 2005년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 속 이영애의 대사다. '올드보이' 만큼이나 강렬한 비주얼과 영화 속 인물들의 살아있는 캐릭터로 개봉 당시 뜨거운 화제를 모았던 해당 작품에서 이영애의 변신 또한 놀라웠다. '대장금'의 이미지를 버리고 복수를 위해 사는 금자로 분한 이영애는 시니컬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너나 잘하세요' 또한 자신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이들에게 던지는 냉소적인 금자의 대사다.
# '살인의 추억' 송강호 "밥은 먹고 다니냐."
영화 '살인의 추억'(2003년)에서 형사 역으로 출연한 송강호가 살인범으로 의심되는 박해일에게 건넨 대사다. 빗 속에서 범인으로 추정되는 박해일을 풀어주며 하는 말로 허탈해 보이는 송강호의 표정과 대사의 오묘한 조화는 강렬한 잔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sjy0401@osen.co.kr
[사진] 영화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