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먹는 방송)'이 시들한 요즘이다. 한 때 대다수의 방송사에서 비슷한 듯 다르게 내세웠던 '먹방'이지만 현재는 손에 꼽을 정도로 일부만 남았다.
'먹방' 트렌드가 사라진 요즘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는 이들이 있다. 지상파도 아닌 코미디 TV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먹는 '맛있는 녀석들'이 주인공이다.
지난해 1월 30일 첫 전파를 탄 '맛있는 녀석들'은 개그맨 김준현, 문세윤, 유민상, 김민경을 앞세워 매주 금요일 두 끼를 해결한다. '먹어 본 자가 맛을 안다'는 모토 아래 진짜 식신들로 멤버를 꾸렸다.
네 사람이 먹고 있는 것만 봐도 시청자들은 배가 부르다. 그저 음식을 즐기며 대화를 나누는 단순한 포맷인데도 말이다. 내숭 제로에 연출도 없이 '꿀잼'을 확보하는 '맛있는 녀석들'의 인기 비결은 뭘까?
◆맛집 소개가 아닌 맛 자체에 집중
'맛있는 녀석들'은 맛집 소개에 집중하지 않는다. 가게에 대한 소개보다는 메뉴를 고르고 주인에게 음식 설명을 듣고 본인들이 준비한 더 맛있게 먹는 팁을 공유하는 포맷이다.
실제로 먹는 걸 좋아하는 네 사람이 모인 터라 아이디어도 샘솟는다고. 제작진이 정해준 메뉴에 관해 넷이 스스로 더 맛있는 팁을 고민하고 새로운 요리법까지 개발하면서 프로그램 자체를 즐기고 있는 셈이다.
◆연출 제로, 진짜 먹는 자들의 모임
네 사람은 '맛있는 녀석들'의 인기 비결과 무기로 '꾸밈없이 신 나게 먹는 먹방'을 꼽았다. 특별한 게임이나 미션 없이 그저 주어진 음식을 맛있게 먹고 자체를 즐기는 게 시청자들에게도 통했다는 설명이다.
멤버들은 앞서 OSEN 취재진과 만나 "우리가 먹는데 카메라가 온 거니까 신경 안 쓴다. 카메라가 잡든지 말든지 저희는 먹기만 한다. 그걸 재밌게 봐 주시는 듯하다"고 자랑했다.
◆레전드 짤방 대거 탄생
편성 채널과 시간대의 핸디캡 때문에 본방 시청률은 1%대 남짓이지만 체감 반응은 대단하다. '짤방'과 재방송으로 이 프로그램을 즐기는 시청자들이 많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점차 입소문을 타고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으면서 본방 시청률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어느덧 찾아 보는 '먹방'으로 성장한 '맛있는 녀석들'이다.
지퍼를 열고 먹었다는 청국장 편, 실제 먹은 것보다 줄여서 방송에 나가 조작 논란에 휩싸였던 치킨 편, 배불리 먹고 카메라 앞에서 누워버린 오리백숙 편, 카메라가 꺼진 뒤에도 더 먹었다는 재첩국 편. 최근 '핫'한 반응을 이끌었던 돼지갈비 편까지.
제대로 먹는 '맛있는 녀석들' 김준현, 유민상, 김민경, 문세윤 덕분에 대리만족을 즐기고 있는 시청자들이다. /comet568@osen.co.kr
[사진]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