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700만이다. '럭키'의 목표가 700만이 된 지금, 그 누가 '럭키'의 이와같은 흥행세를 예상이나 했으랴.
'럭키'를 얕봤다는 것이 아니다. 통상적으로 그랬다는 것이다. '럭키'가 개봉한 10월 극장가는 통상 비수기라고 불리는 시기였으며 국내산 코미디 영화는 그리 큰 파급력을 내지 못해왔다. 물론 '수상한 그녀'가 대박을 터뜨리긴 했지만 상대적으로 코미디 영화는 다른 장르 영화에 비해 관객 동원력이 약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이러한 예측들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럭키'는 흥행 대박을 터뜨렸고 마블이 야심차게 내놓은 '닥터 스트레인지' 때문에 풀이 단숨에 꺾일 것이라는 예측 역시 빗나갔다.
그 중심엔 단연 배우 유해진이 있겠으나, 함께 출연한 다른 배우들의 열연 역시 무시할 수 없다. 특히 '럭키'에서 잠깐이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 감독 역할의 배우 김민상이 관객들 사이에서 꾸준히 회자되고 있는 중이다.
진짜 감독이 아니었냐는 관객들의 반응을 전하니 한편으론 기쁘지만 한편으론 서운하다며 너털웃음을 터뜨리는 배우 김민상. 벌써 연기 인생 20년이 넘었음에도 아직 인지도 면에선 아쉬움이 남는 김민상은 OSEN 사옥에서 기자와 만나 "그래도 캐릭터 그 자체로 보였다는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럭키'가 이렇게 흥행하게 돼 얼떨떨해요. 다른 분들도 실감이 안난다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진짜 감독인 줄 알았다는 분들이 계시던데 너무 감사하지만 한편으로는 서운하네요. 하하하. 그렇지만 요즘들어 캐릭터가 그 사람으로 보여진다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한해요. 감사드릴 뿐이죠."
'럭키'의 출연 배우가 생각하는 '럭키'의 흥행 요인은 무엇이었을까. 김민상은 주저없이 '유해진'을 꼽았다. 항상 고민하는 배우라고 유해진을 설명한 그는 '이래서 유해진 유해진 하나보다'른 느꼈다며 유해진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가장 큰 이유는 유해진 씨가 아닐까요. 이미지도 잘 쌓아왔고 배우로서도 워낙 좋은 배우시잖아요. 현장에서도 보면 항상 연기에 대해 고민하시고 그러시더라고요. 이래서 유해진, 유해진 하나 싶었어요. 그리고 촬영할 때는 정신이 없기도 하고 전체적인 장면을 잘 못보니까 모르는데 촬영한 이후에 유해진 씨가 연기하신 걸 보면 놀랍더라고요."
인터뷰 내내 엄청난 입담으로 인터뷰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든 그에게 예능 출연을 권해보니 손사래를 치는 그였다. 입담이 부족하기도 하고 아직은 배우로서 얼굴을 알리고 싶은 욕심이 크단다. 인지도에 대한 욕심이 생기기도 했지만 무작정 인지도를 쫓고 싶지는 않다는 게 배우 김민상의 소신이었다.
"인지도에 대한 욕심은 원래 없었는데 생겼어요. 인지도가 있으면 캐스팅도 잘되고 어느정도는 도움을 받을 수 있더라고요. 하지만 그 인지도가 어떻게 생기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인지도만을 무작정 쫓아서 돌아다니는 건 조심스러워요. 어떻게 알려지느냐가 중요하죠. 배우로서 알려지고 싶어요. 연기를 통해서 나라는 사람을 알리고 싶죠. 예능이요? 저는 말도 못해요. 하하하." / trio88@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