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명예졸업 제도가 야속할 수밖에 없다. ‘듀엣가요제’에서 99일 동안 열 번의 무대를 통해 눈부신 기적을 일궈낸 한동근과 최효인이 5승을 달성하며 시청자들과 눈물의 작별 인사를 나눴다. 방송 후에도 진하게 남은 여운은 두 사람이 다른 무대에서 또 다시 함께하는 모습을 기대하게 했다.
한동근·최효인 팀은 지난 11일 방송된 MBC ‘듀엣가요제’에서 5승에 도전, 853점이라는 고득점으로 이에 성공했다. 프로그램 규칙상 5승을 할 경우 듀엣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게 되며, 명예졸업을 하게 된다.
이날 한동근과 최효인은 “명예졸업에 욕심이 나는 한편 정말 5승을 해서 다음주 선곡을 안 하고 있으면 마음이 좀 이상할 것 같다”며 무대 전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앞서 이들의 5승을 저지했던 김조한·진성혁 팀 역시 ‘듀엣가요제’ 최고의 장면들을 만들어낸 한동근과 최효인을 졸업시키지 않는 것이 목표라며 의지를 불태우기도 했다.
지난주 1라운드에서 417점을 따냈던 이들은 나얼의 ‘바람기억’으로 2라운드 무대에 올랐다. 늘 능청스러웠던 한동근도 긴장한 듯 감정을 추스를 시간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동근과 최효인은 99일 동안 맞춰왔던 환상적 호흡을 폭발시키며 열정적인 무대를 만들어냈다. 결과는 853점. 5승이 결정된 순간 최효인은 울음을 터뜨렸고, 한동근 역시 소감을 말하다 눈물을 보였다.
한동근과 최효인은 처음 팀을 꾸렸을 때부터 우승을 하며 실력을 입증받았다. 특히 패널로서 ‘듀엣가요제’에 첫 등장해 “저는 가수입니다”라는 소개 멘트를 입에 달고 살던 한동근은 프로그램에서의 활약을 통해 데뷔곡 음원 역주행과 첫 음악방송 1위라는 쾌거를 이룩하기도 했다. 최효인 역시 어려운 형편 탓에 음악을 포기하려던 순간도 있었으나 ‘듀엣가요제’로 1000명이 넘는 팬카페의 주인이 됐다.
그래서 두 사람을 내내 지켜보던 ‘듀엣가요제’ 출연진과 시청자들은 명예졸업에 박수 갈채를 보내는 한편 진한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는 상황. 한동근과 최효인이 꾸민 열 번의 주옥 같은 무대들이 벌써부터 그립다는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감동이 북받친 듯 울먹이며 “박수쳐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대견함을 느끼게 하기 충분했다. 0으로 시작해 음악의 힘 만으로 어느덧 100을 만들어 명예롭게 ‘듀엣가요제’를 떠나는 이들의 앞길을 응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듀엣가요제’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