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전부터 화려한 카메오 라인업으로 기대를 모았던 ‘안투라지’. 그런데 방송 후에도 카메오만 화제가 되고 있다. 말 그대로 카메오가 다하고 있는 드라마다.
tvN 금토드라마 ‘안투라지’(극본 서재원 권소라, 연출 장영우)는 원작이 워낙 인기도 있었고 국내 연예계의 이면을 리얼하게 그린다고 예고해 관심을 받았다. 물론 우려도 있긴 했으나 그간 tvN이 신선한 드라마들을 선보였기 때문에 우선 ‘믿고 본다’는 반응이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본 ‘안투라지’는 실망 그 자체였다. 스토리는 산만하게 흘러갔고 화려함을 내세우긴 했지만 시청자들은 “정신없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배우들의 호연이 아까울 정도였다.
중심을 잡고 가는 스토리가 없었다. 그저 연예계의 화려함과 이면을 보여주는데 치중했고 이는 2회가 방송 될 때까지 이어졌다. 때문에 시청률도 1회에 비해 2회에서 반토막이 났다.
3회부터 영화 ‘왜란종결자’ 얘기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산만함은 이전보다 덜해졌다는 반응이지만 재미가 문제다. 연예계의 이면을 다룬다고 하면서도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할 만한 소재가 딱히 없다.
‘안투라지’에서 재미를 찾자면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카메오의 등장이다. 지난 11일 방송된 3회분에서는 카메오들이 다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유아인과 김수현은 이날 방송에서 나오지 않고 이름만 나왔을 뿐인데도 시청자들은 혹시나 두 사람이 출연하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으로 채널을 돌리지 못했다. 유아인과 김수현은 영빈(서강준 분)과 ‘왜란종결자’ 출연을 두고 경쟁하는 배우들로 등장했다.
영빈이 ‘왜란종결자’에 출연하기로 했지만 이 영화의 감독인 이준익이 영빈을 잘 모른다는 이유로 다른 배우들에게도 영화의 대본이 전달됐고 대본을 받은 배우들은 유아인, 이민호, 이종석, 김수현이었다. 그저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배우들이었다. 이 배우들이 ‘안투라지’에 출연하지는 않았지만 영빈과 ‘왜란종결자’ 남자주인공 후보로 물망에 올라 경쟁을 한다는 게 흥미로웠다.
그리고 이날 혁오 밴드를 비롯해 송지효, 황보라, 송해나, 붐 등이 카메오로 등장했다. 차준(이광수 분)이 미용실에서 만난 혁오 밴드에게 자신이 과거 슈가보이즈라는 그룹으로 활동했다고 했지만 혁오 밴드 멤버들은 차준을 모른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송지효는 영빈의 선배로, 송해나는 거북(이동휘 분)의 티셔츠에 관심이 있는 모델로, 붐은 영빈과 라디오에서 깜짝 전화연결을 하는 DJ로 등장 하는 등 카메오들의 활약이 ‘안투라지’의 재미를 끌고 갔다.
아직은 스토리만으로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하기에는 아쉽기만 하다. 카메오들의 등장이 ‘안투라지’의 주된 재미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kangsj@osen.co.kr
[사진] tvN ‘안투라지’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