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이 지난 10일 완벽한 해피엔딩을 그리며 막을 내렸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로서는 보기 드물게 24부작으로 제작된 '질투의 화신'은 마지막회에서 1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 수목극 1위를 지키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 드라마는 사랑과 질투라는 감정으로 인해 마초 기자 이화신(조정석 분)과 생계형 기상캐스터 표나리(공효진 분), 재벌남 고정원(고경표 분)이 망가지게 되는 양다리 로맨스를 현실적이면서도 코믹하게 그려내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어냈다.
허를 찌르는 탄탄한 대본과 끝까지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섬세한 연출, 극적 재미를 배가시킨 OST, 개성 강한 캐릭터를 맛깔스럽게 살려주는 배우들의 호연 등 부족함 하나 없이 완벽한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남자 유방암과 불임, 차별 받는 기상캐스터 등을 꼬집으며 의미있는 메시지를 전해 끝까지 깊은 여운을 안겼다.
종영 날 오후까지 촬영과 편집을 진행하며 너무나 바쁜 나날을 보냈던 박신우 PD는 지난 11일 OSEN과의 인터뷰에서 "성과와는 상관없이 여러모로 의미있는 작업을 한 것 같아서 좋고 재미있었다"라고 '질투의 화신'을 끝마친 소감을 전했다.
- 드라마를 끝마친 소감은 어떠한가?
"정말 재미있었다. 시청률과 같은 성과와는 상관없이 여러모로 의미있는 작업을 한 것 같아서 좋다. 정말 이상적인 작업 환경이었다. 생각이나 취향 차이는 있었을지 몰라도, 모자라다거나 잘못하는 것은 단 하나도 없는 작업이었다. 작가님이 긴 호흡의 24개 대본을 써주셨는데, 그 안에 의미있는 대사나 신을 꼭 넣어주셨고 스태프들도 제가 바라는 것 이상으로 많이 잡아줬다. 스태프들 덕에 얻어걸리는 것도 정말 많았다. 모두 다 스태프들 덕분이다."
- 마지막회 결혼식 장면이라든가 시트콤을 보는 듯한 장면 전환, CG 등 보기엔 정말 재미있는 장면들이 많았지만 만드는 분들의 입장에서 쉬운 작업은 아니었을 것 같다.
"처음 우리가 생각했던 것에서 제가 좀 보태고 작가님도 좀 보태고 하면서 점점 더 그런 드라마로 변해갔다. 실제로 보신 것들 중에서 구체적으로 말씀 드릴 수는 없지만 대본에 없는 걸 제가 했는데, 작가님이 다음에 그걸 받아서 연결 상황으로 쓰시기도 하셨다. 제가 뭘 좀 하면 작가님이 더 보태시고, 작가님이 뭘 좀 하시면 제가 또 보태고 그런 식이 많았다. 참 잘 맞았던 것 같다. 사실 대본에 없는 걸 넣는 것을 싫어하는 작가도 있는데 서숙향 작가님은 어울린다고 생각을 해주셨는지 다행히 좋아해주셨고, 그걸 받아서 연결 내용을 넣어주시기도 했다. 이렇게 함께 여러가지를 만들어나가다 보니 정말 재미있게 작업을 할 수 있었다. 또 배우들도 아이디어를 굉장히 많이 내줬다."
- '행복한 나리'와 같은 자막 역시 큰 의미가 있었다.
"제가 연출자이다 보니까 극에 등장하는 모든 것을 제가 한다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사실 저 말고도 많은 이들이 아이디어를 냈다. 이걸 하겠다고 말하면 조연출이나 내부 작업을 하는 이들이 '이건 어떠냐'며 아이디어를 가지고 온다. 물론 저도 아이디어를 내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이 그런 건 아니다. '행복한 나리' 같은 경우엔 귀엽더라. 극중 화신이가 했던 대사기도 하고, 재미와 의미가 있어서 좋다고 하고 넣게 됐다."
- 극 초반부터 끝날 때까지 극 속에 숨어있는 디테일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 때문에 두 세 번 다시 보기를 하는 이들도 많았다.
"처음엔 도드라지지 않는 것을 의도했다. 그래서 일부러 시청자들이 못 알아보게 포커스를 안 잡고 흐리게 해서 흘려버리도록 구성을 했는데, 요즘 젊은 친구들은 워낙 화면을 읽어내는 능력이 좋아서 다 알더라. 그럴바에는 자세하게, 선명하게 보여주자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이런 류의 톤으로 갈거다'라고 말했더니 지금까지 근질근질했던 이들이 '이렇게 해봅시다', '저렇게 해봅시다'라는 아이디어를 정말 많이 냈다. 연출자 혼자 해서는 될 수 없는 것들이었다. 능력 있고 뛰어난 베테랑 스태프들과 다같이 만들어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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