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SBS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은 참 많은 것을 남겼지만 그 중에서 단연 으뜸은 극의 중심을 꽉 잡아준 배우 조정석, 공효진의 진가였다. 지금까지도 워낙 연기 잘하는 배우로 통했지만 '질투의 화신'은 두 사람의 깊은 내공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마초 기질이 강한 앵커 이화신 역을 맡았던 조정석은 사랑과 질투로 망가져가는 한 남자의 섬세한 감정이나 상황을 섬세하게 연기해내 '디테일의 장인', '연기의 화신'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 생계형 기상캐스터에서 아나운서가 되면서 사랑과 일 모두를 쟁취한 표나리를 연기한 공효진은 양다리 로맨스에 설득력을 입히는 '공감형 여주'이자 상대 배우까지 돋보이게 해주는 '케미 여신'으로서의 진면목을 발휘했다. 연기인지 실제인지 모르겠다 싶을 정도로 자연스럽고 편안한 연기는 개성 강한 화신과 나리를 더욱 입체적이고 매력적인 캐릭터로 재탄생시켰다.
연출자인 박신우 PD 역시 지난 11일 OSEN과의 인터뷰에서 두 사람의 대단한 연기력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 주연 배우인 조정석 공효진의 실제 같은 현실감 넘치는 연기는 매회 호평을 받았다. 특히 키스신이나 베드신은 크게 화제가 됐었다. 옆에서 지켜본 두 사람은 어떠했나.
"둘 다 워낙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지 않나. 촬영 들어가기 전에 앉아서 '너는 어떻게 하냐. 나는 이렇게 하는데'라고 자신의 경험을 얘기하면서 합을 맞추곤 했다. 조정석과 공효진은 정말 뛰어난 배우다. 연기 잘하고 착하고 상대 배우를 항상 신경 써준다. 사실 배우는 연기를 하면서 감정을 소모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상대 배우까지 배려해주는 일이 굉장히 힘들고 어렵다. 감정을 쏟아서 결과를 만들다 보니 일반적인 다른 것을 하기가 힘들다. 그런데 조정석, 공효진은 대본의 절반 이상을 머리로 생각하고 감정으로 느끼고 입을 내뱉는 일을 하고 있으면서도 서로를 정말 많이 배려했고 또 친했다. 그랬기 때문에 그런 합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인성, 실력 모두 완벽한 배우들이다."
- 코믹, 멜로 등 모든 연기를 잘했지만 가장 감탄했던 건 아무래도 뉴스 진행이 아닐까 한다. 특히 선거 개표 방송에서 보여준 두 사람의 모습은 진짜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그냥 앵커, 아나운서를 잘 연기하자고만 한 것이 아니었다. 실제로 방송 기자들에겐 특유의 쪼가 있다. 리포팅 시험을 볼 때 기자 쪼가 없어야 한다고 해서 그걸 없애기 위해 굉장히 노력을 많이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방송 기자들이 그걸 가지고 있다. 그래서 조정석은 딕션 좋게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방송 기자들의 리포팅 쪼를 흉내낸 거다. 만약 방송 기자들이 보면 '저렇게 하면 안 되는데'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 실제로 방송 기자들이 가지고 있는 것을 표현해보려고 했다. 그래서 훨씬 리얼하게 느껴졌을 거다. 또 전작에서도 이미 기자 역할을 해봤기 때문에 더 잘했기도 하다."
"공효진 같은 경우는 조정석과는 또 달랐다. 화신이 구성졌다면 나리는 일부러 더 딱딱하게 갔다. 아나운서와 기자의 차이가 있어서 다르게 보이려고 했다. 물론 아나운서 톤과 기자 톤을 완벽하게 할 수는 없겠지만 차별화가 되면 좋으니까 그런 식으로 감정 없고 딱딱하게 잡았는데 두 사람 모두 정말 잘했다. 사실 얼마나 어려웠겠나. 그래도 정말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라 잘 소화를 해줬고 그 점에서 정말 고맙다."
- 이 드라마의 남자 시청자가 실제로 유방암을 발견했다는 점부터 큰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작가님이 특이한 소재를 써주셨는데, 정말 소수이긴 해도 남자 유방암 환자가 실제로도 있고 또 드라마 덕분에 자신의 병을 알고 치료를 하게 됐다고 하니까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솔직히 지금은 굉장히 멍한 상태다. 끝난지 얼마 안됐다 보니 마음 속 정리가 아직 안 됐다. 기분 자체가 '이러했다', '저러했다'라고 정확하게 털어내듯이 얘기를 하는 것이 잘 안 된다. 그저 좋은 사람들이 모여 이뤄진 작업이라 정말 덕을 많이 봤고, 좋았으며 의미있었다고 말씀 드릴 수 있을 것 같다."/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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