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실공히 '불후'를 쫄깃하게 만드는 두 보컬리스트라고 할 수 있겠다.
지난 12일 오후 방송된 KBS 2TV '불후의 명곡 전설을 노래하다(이하 '불후')'에서는 오랜만에 서로 맞대결을 펼치는 정동하와 허각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특히나 정동하와 허각 모두 '불후'를 대표하는 보컬리스트인 만큼 두 사람 무대 자체도, 그리고 두 사람이 펼친 맞대결에도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두 사람 중 먼저 무대에 오른 건 정동하였다. 정동하는 故김현식 특집을 맞아 '골목길'을 선곡해 회심의 무대를 준비했다.
말로는 "즐기러 왔다"며 여유를 보인 정동하였지만 무대에 오르자 그간 이 무대를 기다렸다는 듯 마음껏 흥을 분출하며 현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든 그였다.
그는 능글맞은 제스처들과 표정으로 여심을 사로잡는가 하면 로커로서 가창력을 폭발시키는 등 '불후'의 남자다운 무대로 박수갈채를 이끌어냈다.
정동하가 견제 대상으로 꼽은 주인공, 허각이 정동하의 바통을 이어받아 무대에 올랐다. 그는 항상 부르고 싶었다던 '내 사랑 내 곁에'를 선곡해 감성 무대를 예고했다.
실제로 허각은 쌀쌀한 바람이 부는 가을과 딱 맞는 감성적인 무대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허각은 특유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를 무기로 내세웠으며 과잉되지 않으면서도 폭발하는 감성으로 모두에게 감동을 안겼다.
정동하가 앞서 연승을 기록하면서 정동하와 허각의 맞대결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앞서 서로를 견제 대상으로 꼽은 두 사람이었다. 그만큼 '불후'에서 두 사람의 역사는 끈질겼다.
허각은 정동하 앞에서 만큼은 유독 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혼신의 힘을 다한 무대를 선보였지만 정동하에게 무릎을 꿇어야 했던 적이 여러번 있었다.
이날 만큼은 허각이 승자였다. 가을 감성에 딱 맞는 '내 사랑 내 곁에'는 정동하를 무찔렀고 심지어 허각은 개인 최고점을 경신하기도 했다.
그간 '불후'가 낳은 스타들이 많았지만 정동하, 허각 역시 '불후'를 대표하는 보컬리스트라고 할 수 있다. 나올 때마다 감탄이 절로 나오는 완벽한 무대를 선보였고 결과 역시 좋았다.
그런 두 사람이 한데 붙을 땐 그야말로 '불후'가 쫄깃해진다. 완벽한 두 남성 보컬리스트가 맞대결을 펼칠 때마다 관심은 증폭되곤 한다. 앞으로 두 사람의 맞대결을 고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trio88@osen.co.kr
[사진] '불후'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