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임수향이 ‘불어라 미풍아’에서 대타 악녀로 연기 인생 2막을 열었다. 모두가 반신반의했던 중간 합류였지만 ‘불어라 미풍아’의 흥미를 확 높이는 연기로 배우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그는 현재 MBC 주말드라마 ‘불어라 미풍아’에서 거액의 재산을 노리고 거짓말을 일삼는 박신애를 연기한다. 탈북자인 그는 김미풍(임지연 분) 인생에 고난을 안기는 인물. 거짓말과 사기로 미풍 가족을 벼랑 끝에 몰아넣었고, 재회한 후에는 미풍과 친할아버지인 김덕천(변희봉 분) 사이를 갈라놓을 결정적인 거짓말을 할 전망이다.
지난 12일 방송된 23회는 신애가 미풍과 덕천의 관계를 알게 된 후 유전자 검사로는 친할아버지와 손녀 관계를 추정할 수 없다는 사실에 자신의 거짓 손녀로 나설 계획을 세우는 이야기가 펼쳐졌다. 그동안 덕천의 유산을 차지하고자 조희동(한주완 분)의 곁에 있었던 그는 탈북자 출신이 밝혀진 후 새로운 모략을 꾸미기 시작했다. 서슬퍼런 독기를 드러내며 덕천을 속일 마음을 표출하는 신애의 모습은 섬뜩했다.
그동안 신애는 미풍 가족을 여러차례 속이고 괴롭히며 극에 갈등을 불어넣었다. 특히 23회를 기점으로 유산 전쟁이라는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이야기줄기에 중심에 서며 앞으로 신애가 일으킬 갈등이 더 크게 촉발할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신애를 연기하는 임수향은 이 드라마에 중간 합류했다. 이 역할을 연기하던 배우의 부상으로 기존 역할을 이어받는 부담감이 있었는데 임수향은 이 같은 어려운 난관을 훌륭히 극복했다. 자연스러운 북한 사투리 연기, 그리고 불안해하면서도 거짓말을 멈추지 않는 무서운 야망은 매회 긴장감을 높이는 중이다.
임수향은 표준어와 사투리를 오고가며 오락가락하는 신애의 감정선을 제대로 소화하고 있다. 이 배우가 이렇게까지 연기를 잘했나 싶을 정도로 생동감 넘치는 악녀로 완벽히 무장한 것. 현재 ‘불어라 미풍아’는 임수향이 표현하는 신애가 참 흥미롭게 펼쳐진다. 분명히 못된 악녀이고 권선징악 측면에서 나락으로 떨어져야 하는 인물인데 임수향이 자꾸만 정이 가게 연기를 하고 있다.
임수향은 연민이 가면서도 짜증이 나는 신애의 이중적인 면모를 재밌게 표현하고 있다. 임수향의 변화무쌍한 표정과 목소리 연기를 보는 즐거움이 있는 드라마다. 데뷔 후 크게 연기 호평을 받는 기회가 없었던 임수향이 ‘불어라 미풍아’에서 좋은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다. 많은 이들이 꺼리는 대타 출연의 걸림돌을 딛고 연기 인생 2막을 열고 있는 임수향의 활약이 시작됐다. / jmpyo@osen.co.kr
[사진] ‘불어라 미풍아’ 방송화면 캡처